현대차 2020 연비프로젝트 본격 가동…최근 출시차량 연비개선 뚜렷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현대기아차가 ‘최고-최대’라는 스펙경쟁 대신 내실위주의 연비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0 연비개선 로드맵’이 올해 신차부터 뚜렷한 개선효과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가 최근 공개한 신차들은 연비 향상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그 중심에는 현대차가 독자개발한 변속기가 한몫했다. 

더 뉴 i40의 디젤 세단.

변속기는 엔진에서 나오는 힘을 속도에 따라 필요한 회전력으로 바꿔 전달하는 변속장치다. 차 시동을 걸 때 회전수는 낮지만 힘이 강한 1단을 쓰고, 고속 주행시 단수를 높여 힘을 줄이고 회전수를 늘린다. 변속기의 단수가 높고 기능이 좋으면 연료와 시간이 절약된다. 연비경쟁의 핵심에 변속기 기술이 있는 이유다.

지난달 25일 출시한 더 뉴 i40 디젤 세단은 2개의 변속기가 맞물려 움직이는 7단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DCT)을 적용했다. 7단으로 단수가 높아지고, 클러치를 두 개 장착하면서 차량 연비가 향상됐다. 홀수기어를(1,3,5,7단) 담당하는 클러치와 짝수기어(2,4,6단) 담당하는 클러치 2개를 이용해 즉각적인 변속이 가능해졌다. 변속에 필요한 연료와 시간 소모가 줄어들면서 연비가 개선되는 원리다. 더 뉴 i40의 공식 연비는 16.7km/ℓ로 이전 모델보다 10.6% 상승했다.

현대차가 독자개발한 7단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DCT).

현대차는 더 뉴 i30와 더 뉴 벨로스터에도 7단 DCT를 적용해 연비를 끌어올렸다. i30 신형의 연비는 17.8km/ℓ로 10% 개선됐고, 벨로스터 신형도 12.3km/ℓ로 기존 11.6km/ℓ 대비 개선됐다.

신형 액센트도 기존 대비 11% 연비가 상승, 18.3km/ℓ의 연비를 찍었다. 11일 공개되는 쏘나타 터보도 10.8km/ℓ로 기존 10.3km/ℓ보다 향상됐다.

연비 향상을 위해선 차량 주행시 공기저항계수를 낮추는 기술도 중요하다. 공기의 흐름을 고려한 차량 디자인이 부각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형 i40에는 차량 하부를 감싸는 풀언더커버를 적용해 공기의 흐름을 개선했고, 앞바퀴 쪽에 공기가 통과할 수 있는 에어커튼을 추가했다. 에어커튼은 공기가 바퀴에 직접 부딪히지 않고 옆으로 타고 흐르게끔 해 차량이 받는 공기저항을 낮춰준다. 

더 뉴 i40의 주행 사진.

현대차 관계자는 “차가 달릴 때 공기와 부딪히는 힘을 최대한 줄여야 주행성능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게 연비도 상승한다. 최근 출시되는 차량은 공기의 흐름을 고려한 디자인과 장치로 연비 상승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현대차가 고연비 차량에 집중하는 것은 미래 자동차시장에서 친환경, 고연비 차량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정몽구 회장은 앞서 ‘2020 연비개선 프로젝트’를 선언하며 “2020년까지 평균연비를 25%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오는 3월 소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출시를 시작으로 고연비가 강점인 하이브리드카를 집중적으로 내놓는다. 이 차는 연비가 18km/ℓ 선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그외 수입차의 최근 상승세에 디젤차의 고연비 강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베스트셀링카 중 폴크스바겐의 파사트 2.0 디젤은 14.2km/ℓ, 골프 1.6 TDI 모델은 18.9km/ℓ의 연비를 자랑한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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