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안방 41% 점유율 사수 5대 특명

[헤럴드경제=조동석 기자]현대자동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5개월(2014년11월~2015년3월) 연속 40%를 밑돌았다. 5개월 평균은 38.1%. 지난해 점유율은 40.4%였다.

내수시장 부진이 글로벌 위기로 확산된 사례가 있다. 이탈리아의 피아트가 그랬다. 1989년 내수 점유율 60% 벽이 붕괴된 뒤 10년만에 40%마저 무너졌다. 안정적 성장 기반을 잃으면서 피아트는 급격하게 몰락했다.

이처럼 ‘41%’는 현대차에게 숫자 그 이상의 의미다. 현대차는 올해 내수시장 점유율을 41%(67만대) 초과달성으로 잡고 5대 중점사항을 전국 영업점에 지시했다.


현대차는 우선 고급차 판매 강화로 수입차의 공세에 정면 대응하기로 했다. 쏘나타와 그랜저 보유 고객에게 상위 모델인 제네시스와 아슬란의 판촉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특히 렌트와 리스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수입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2011년 6.8%에서 올해 1분기 15.0%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 수입차 공세는 수도권을 넘어 지방으로 확산되고 있다. 4000만원 이하, 2000㏄ 이하의 중저가 신모델 출시가 주효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구매층도 다양해졌다. 현대차는 수입차 구매고객의 50% 이상이 자사 고객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대차는 아울러 아반떼ㆍ쏘나타ㆍ싼타페 등 주력 차종 구매고객에게 저금리 할부를 실시하는 한편 신형투싼과 7단 DCT(수동 기반 변속기 두개가 결합한 형태) 승용디젤, 쏘나타 하이브리드 등의 신모델 판촉에 총력을 기울인다. 시장 판세 전환의 양대 핵심인 셈이다.

고객 관리 활동도 병행한다. 영업마인드 재정립과 기존 고객 이탈방지가 절실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자체 조사한 국내 제조사의 상품평가에서 선호도 28%로 1위를 차지했다. 기아차 23%, 한국GM과 르노삼성은 17%를 각각 기록했다. 그러나 브랜드 평판은 16%로 최하위다. 기아차와 한국GM이 각 20%, 르노삼성은 19%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입차 대비 고객 응대 경쟁력이 떨어지고, 계약이나 상담 만족도도 뒤처진다”면서 “같은 카마스터에게 차량을 다시 구입하는 비율이 현대차는 45.5%에 불과하고 수입차는 60%를 넘는다”고 말했다.

국내 경쟁 메이커의 본격적인 성장은 현대차에게 부담이다. 기아차의 쏘렌토와 카니발은 판매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또 서울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인 쉐보레 신형 스파크, 올들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쌍용차의 소형 SUV 티볼리, 르노삼성의 QM3는 국내 시장에서 볼륨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국내 점유율 40%가 붕괴될 경우 급격한 점유율 하락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 지위 약화가 고객의 인식 변화로 연결되면서 수입차와 국내 경쟁 완성차로 수요가 넘어간다는 우려섞인 분석이 그것이다.

미국시장에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다. 현대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2011년 5.1%에서 지난해 4.4%까지 추락했다. 현대차는 인센티브(판매 장려금)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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