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대현의 지구촌 클릭]쿠바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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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에서는 스페인어를 사용하지만 김 교수에 의하면 쿠바는 단어의 끝 발음을 흐리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숫자 2 를 의미하는 “도스” 를 “도” 정도로, 3인 “뜨레스” 를 “뜨레” 정도로 발음한다고 합니다. 이건 쿠바로 흘러온 스페인 사람들이 스페인 남부 지역에서 주로 들어갔기 때문에 그 영향을 받아 그렇다고 하네요.

Print쿠바는 산업이라고 해봐야 사탕수수 농사와 세계적으로 유명한 여송연인 ‘시가’의 원료가 되는 담배농사 정도 그리고 관광산업 정도 입니다. 이것이 쿠바 경제의 한계이고 궁핍의 직접적인 원인 입니다. 입국장에서 근무하는 여직원들을 보니 국방색 군복 스커트 차림인데 화려한 검은 꽃무늬의 스타킹을 신은게 보입니다. 군복에 검은 망사 스타킹. 낯설게 느껴집니다.한사람만 그런게 아니고 다른 여직원도 그런게 보입니다. 멋내기 유행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개별 여행을 하시는 분들은 물자가 부족한 이 나라를 방문할 때 치약같은 간단한 생필품과 이런 스타킹을 사서 선물하면 환영을 받지 않을까 싶습니다. 입국심사를 마치고 세관신고서를 작성해 세관검사를 마치고 짐을 찾아 밖으로 나왔습니다. 나와서 일행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미국 여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아예 여권에 입국 스탬프를 찍지 않고 내주고, 한국 여권가진 사람에겐 스탬프를 원하는 지 물어 보고 찍어 줍니다.

미국이 쿠바와 관계개선을 발표하긴 했지만 아직 완전여행 자유화가 이루어진게 아니고 친척 방문, 학술 목적의 방문, 순수한 종교적 방문 등 극히 제한적인 경우에 한해서만 자유방문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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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관광객들은 아직도 공식적으로는 재무부에 신고를 해야하는게 미국의 현실입니다. 그래서 비공식적으로 방문하는 수많은 미국인을 배려해 여권에는 방문 스탬프를 찍지 않는 겁니다. 한국 역시 쿠바와 미수교국이나 코트라 사무실이 진출해 있고 영사업무도 일부 수행 중이어서 큰 불편은 없고 여권에 도장을 찍어도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도착해 모든 수속을 마치는 데 50분 정도 걸린 셈 입니다.

그런데 아바나 공항에서는 입국심사시 무작위로 여행자 보험가입 여부를 확인합니다. 보험증서를 제시하지 못하면 공항에서 미화 16 달러를 내고 구입을 해야 합니다.

나중에 쿠바에 진출한 한국계 여행사의 한국인 여행 가이드에게 들은 이야기지만 복불복이라고 합니다. 아마 쿠바 규정이 그런가 본데 질문을 받았을 때 보험증서를 보여주거나 비자카드 같은 걸 제시하며 보험에 가입됐다고 설명하면 된다고 합니다.

하긴 저 같은 경우 비자카드로 비행기표를 구입하면 자동으로 100만불 보험에 가입해 주니 비자 카드를 그렇게 써먹으면 될 것 같습니다. 입국장을 나서니 우리를 마중하기로 한 한국계 여행사 직원이 보이질 않습니다. 전화를해도 연결이 안되니 일단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안내데스크에서 쿠바 관광안내책자 한권을 미화 15 달러를 주고 구입합니다. 아바나 지도는 미화 4 달러 입니다. 공항 밖은 그늘 아래 있어서 그런지 덥다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니다.

우리 일행은 멕시코에서 환전을 하고 왔지만 많은 사람들이 환전을 위해 줄을 길게 서 있는게 보입니다. 쿠바는 두가지 화폐를 가지고 있습니다. 먼저 미국 달러와 교환해 외국인들이 사용하는 태환화폐 CUC(쎄우쎄 혹은 ‘쿡’으로 발음)가 있고 현지화폐인 MONDENA NACIONAL 즉 현지 페소가 있습니다. 원래 미화 1 달러 = 쎄우쎄 (CUC) 1 로 책정된 것 같은데 세금격인 환전 수수료를 감안하면 미화 1 달러 = 쎄우쎄(CUC) 0.87 정도 합니다.

외국인들이 드나드는 상점이나 식당, 또 외국에서 수입한 공산품 구입 시에는 외국인이나 현지인 공히 쎄우쎄를 사용합니다. 현지인들이 출입하는 상점이나 식당, 식품판매소 같은곳은 페소가 통용되는데 미화 1 달러 =24 페소 정도 하는데 작은 빵 30여개를 살 수 있다고 합니다.

아마 외국관광수입 극대화를 위해 이중 통화제를 시행하는 것 같은데 여러가지 불편함때문에 하나로 통일할 움직임이 있다고 합니다.

저는 출발시 아예 미화 1달러 짜리 지폐를 잔뜩 준비해 갔기 때문에 체류기간 내내 큰 불편은 없었지만 화장실 이용 등 작은 팁을 줄 때에도 미화 1달러씩 주어야하는 문제는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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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않는 가이드를 무작정 기다리려니 다리도 아프고 대합실엔 의자도 별로 없어서 이리저리 어슬렁거려봅니다.

김 교수는 가이드가 오지 않아 난감해 합니다. 그래도 원주민 같은 유창한 스페인어 덕분에 관광안내 데스크 등을 찾아 다니며 묵을 민박집을 급하게 알아보는 등 분주합니다. 저는 아무 것도 도와줄 수 없어서 답답하고 민망할 따름 입니다. 김 교수가 국영여행사에 물어보니 여행 성수기라 호텔 잡는게 어려우니 밖에 나가 브로커를 통해 민박을 알아보라는 조언을 받았다고 합니다.

하긴 쿠바로 출발 하기 전 김교수가 숙박시설과 자동차등을 예약을 하려 해봤지만 최소 한달 전에는 연락을 해야하고 모든 게 국영여행사가 통제를 하고 있어 가격도 비싸다는 걸 알고는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민박 방 하나에 미화 40달러인데 소개수수료로 미화 40 달러를 추가로 더 내야 하며 12명이 겨우 탈 수 있는 미니 밴을 빌리려면 하루에 미화 250달러 정도를 내야 합니다. 그래서 그걸 수용하고 예약을 한 건데 가이드가 나오지 않아 모든게 엉클어진 겁니다. 은근히 부아도 나고 황당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 합니다.<계속> 손대현/사진작가·여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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