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대현의 클릭 지구촌] 페루여행-쿠스코 인근 잉카유적

●망고 카팍 궁궐터(Manco Cap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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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사이와만 요새를 찾아가는 언덕길에 위치한 1대왕 망꼬 카팍의 궁궐터에 세워진 산크리스토발 성당

어제 마추픽추에서 돌아와 잠자리에 들었지만 새벽녘 숨이 가빠 고생했습니다. 오전 7시20분경 눈을 떴지만 눈이 붓고 피곤한게 느껴집니다. 후배와 함께 ‘시알리스’ 반쪽씩 먹고 가져간 컵라면으로 아침을 했습니다. 호텔 식당에서 웨이터에게 약간의 팁을 주고 뜨거운 물을 얻어다 해결한 겁니다. 호텔 숙박을 하루 더 연장하고 호텔택시를 12시까지 80 Soles(미화 29달러)에 대절해 쿠스코 인근의 잉카 유적지를 찾아 나섭니다. 쿠스코는 1200년경 1대왕 망고카팍이 정착한 곳입니다. 남미에서 가장 오래 된 성읍으로 추정됩니다. 망고카팍은 태양의 신 ‘인띠(Inti)’에게 세계의 중심을 찾으라는 명을 받고 찾아다니던 중 가장 아름답고 비옥한 땅을 발견하고 황금 지팡이를 꽂고 ‘Q’osqo, Quenchua(코스코 껜추아)’라 명명했습니다. ‘세상의 배꼽’이라는 의미 입니다. 하지만 본격적인 도시의 모습을 갖추게 된 건 앞서 설명했듯이 1440년경 9대왕 파차쿠텍에 의해서 입니다.

아침 9시20분경 호텔을 출발해 삭사이와만 요새를 찾아가는 언덕길에 위치한 1대왕 망꼬 카팍의 궁궐터에 세워진 산크리스토발 성당이 보입니다. 스페인인들은 점령 후 잉카 왕궁터에는 거의 예외없이 성당을 지어 잉카의 흔적을 없애려 했습니다. 부인 마마오끼요(Mama Oqllo)와 함께 티티카카 호수에서 동족을 이끌고 북쪽으로 이주한 제국의 시조 망고카팍의 궁궐터 일부가 남아 있고 그 위에 벽감이 설치된 걸 볼 수 있습니다.

●삭사이와만(Saqsaywa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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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의 돌성벽으로 이루어진 삭사이와만. ‘배부른 매’라는 뜻이다.

산토도밍고 성당에서 차로 불과 2분여 거리에 잉카 석조물 중 가장 장엄하고 견고하다고 평가되는 ‘삭사이와만(Saqsaywaman)’에 도착합니다. 쿠스코 시내에서 걸어가면 약 45분 걸리고 쿠스코보다 800 피트 고지대에 자리한 유적지입니다. 길이가 366m, 맨 아래 기단 높이가 6.5m, 두번째 중간이 5m, 맨윗벽이 2.8m 등 총합계 높이가 14.3m 정도합니다. 윗쪽으로 갈수록 돌들이 작아집니다. 매년 6월 24일 동지에 이곳에서 ‘태양의 축제(Inti Rami)’가 열리는 곳입니다. 쿠스코 시내의 꼬리칸차에서 개막식을 연후 이 곳으로 옮겨와 본 축제를 벌이는 겁니다.

3단의 돌성벽으로 이루어진 삭사이와만은 1406년 파차쿠텍때 설계하고 짓기 시작한 요새로 아들 유판키 왕을 거쳐 까팍왕때 완성됐다고 합니다. 잉카 원주민 언어인 께추아어로 삭사이와만은 ‘Satisfied Falcon’ 즉, ‘배부른 매’라는 의미라고 하는데 영어 말장난으로 ‘섹시우먼’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맨 아래층 벽에는 길이 11.6m, 높이 5.5m, 두께 2m 짜리 돌도 있고 어떤 돌은 8.5m 높이에 360톤 되는 돌도 있다고 합니다. 공중에서 보면 이 성벽은 지그재그 형태로 돼있습니다. 수많은 관광객이 광장에 입장해 관람을 하는데 일본인 단체관광객들이 눈에 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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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사이와만에는 ‘고양이 돌’이 유명하다. 후대 사람들이 고양이처럼 생겼다고 이름 지은 것이다.한번 찾아보시라.

삭사이와만에는 유명한 ‘고양이 돌’이 있습니다. 잉카인들이 원래 그런 건 아닌 것 같고 후대 사람들이 고양이 모습을 발견해 그렇게 명명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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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사이와만의 정문 입구. 이곳을 통해 올라가면 2단과 3단 성벽에 오를 수 있다.

삭사이와만의 정문 입구입니다. 이곳을 통해 올라가면 2단과 3단 성벽에 오를 수 있습니다. 쇠, 도구, 바퀴달린 기구나 동물을 이용하지 않고 돌도끼로 바위를 다듬고 사람의 힘으로날랐다고 하는데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마찬가지로 불가사의하고 불가능해 보이는 일 이지만 사람이 죽기로 각오하고 덤비면 불가능한 게 없나봅니다. 후배에 의하면 잉카인들은 돌을 작게 규격화해서 쪼갤 기구가 없었고 또 온도를 800~900 도까지 올릴 제련 기술이 없어 정을 만들지도 못해 바위를 다듬을 수 밖에 없었을 거라는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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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사이와만 제 2의 문 ‘아까와나 문(Acahuanapuncu)’. 만든 사람의 이름을 딴 것이. 여길 통해 올라가면 2단 성벽으로 올라 갈 수 있다.

우리는 여기서 놀라운 잉카인들의 석조가공 기술을 접하게 됩니다. 성벽에 둥근 각을 주어 다듬은 돌들로 쌓은 성벽이 그것인데 만리장성은 그 장엄한 규모로 한몫 먹는다면 이곳 잉카의 성벽은 예술품 수준으로 발전한 석조공예 실력으로 위용을 자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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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켠 성벽엔 이렇게 뱀 문양이 새겨져 있다.

이 삭사이와만은 요새와 성곽설이 있었으니 80년대 발굴에서 제관들로 보이는 미이라가 발굴되면서 이곳이 종교적 중심지였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맨 아래층 성벽을 쌓는데 사용한 돌은 검정색 안산암으로 가장 가까운 채석장이 15km와 35km 떨어져 있다고 합니다. 고생 많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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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벽에 둥근 각을 주어 다듬은 돌들로 쌓은 성벽.

이번 여행길엔 세번째 성벽에 올라가면 꼭대기 건물터가 나오고 원래 3개의 탑이 있던 주춧돌이 남아 있다고 하는데 그런 사실을 모르고 가 올라가지 않고 돌아왔습니다.

이 것이 가장 큰 탑터인데 무유끄 마르까(Muyuq Marka·둥근 마을)로 지름이 22m인데 스페인 연대기 기록에 의하면 4층으로 된 이 탑안에는 수로로 연결된 샘이 있어 물이 흘러나왔다고 합니다. 왕족의 주거지였거나 태양의 신전이었을 거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3개의 탑 아래에는 복잡한 지하연결통로가 있어 시내 비밀 장소로 연결됐다고도 합니다.

스페인인들이 임명한 14대왕 망꼬 잉카가 잉카복원 운동의 일환으로 삭사이와만에 진을 치고 쿠스코 최후 공격을 했지만 스페인 군인들의 강력한 공격에 패한 이래 스페인인들은 이 탑과 성벽을 부숴 그 돌들을 가져다 산토도밍고 성당이나 개인 집들을 짓는데 사용하기에 이릅니다.

주성벽 맞은편엔 로다데로(Rodadro) 언덕이 있는데 앞쪽 일부 바위 표면을 깎아 의자처럼 잉카의 자리를 만들어 놓은 흔적이 있다는데 이번에 확인을 하지 못했습니다. 뭘 보고 다니는건지…. 다녀와 공부하며 알게 되었습니다. 아니 본 것 같기도 한데 그 당시는흔한 제단 같이 깎인 돌로만 생각을 하고 지나쳤는지도 모릅니다. 바로 이곳 삭사이와만에서 남반구 동지날인 6월 21일 태양의 축제 본행사가 벌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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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태양의 축제.

성벽위엔 도열한 잉카 복장을 한 군사들이 도열해 있고 축제가 절정에 이르면 삭사이와만 중앙 제단에 잉카왕이 나타나 태양신에게 제사를 지내는데 약 두시간 정도 행사를 진행 합니다. 화려한 의상 등은 볼 만한데 내용을 몰라 그런지 좀 지루하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한시간여 삭사이와만 관람을 마치고 차로 다음 장소로 이동을 합니다.

13 가을 서울 (4)-001

손대현/여행가·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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