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대현의 클릭 지구촌] 남미여행(끝)-에콰도르 산업항 과야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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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서 내려다본 에콰도르 최대의 도시 과야낄. 논농사를 짓는 밭에 물이 가득해 있다.

키토에서 비행기로 불과 50분 떨어진 에콰도르 서안의 산업항 과야낄은 갈라파고스 가는 길목에 있습니다. 비행기에서 보니 논 농사를 짓는 지 물이 가득한 밭이 내려다 보입니다. 오후 3시 33분 착륙하는데 공항이 무척 깨끗합니다. 키토도 과야낄도 다 깨끗해 정말 맘에 듭니다.

픽업해주기로 한 호텔측 운전기사가 안보여 인포메이션 부스에 가 전화 부탁을 하고 기다리는데 이번 여행길에서 처음으로 허리가 아픈 게 느껴집니다. 배낭이 무거워 그런가…? 호텔은 공항에서 5분 거리 입니다. 과야낄은 에콰도르 최대 도시로 인구는 375만명 정도입니다.

한때 범죄율과 법질서 붕괴로 에콰도르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로 악명이 높았는데 통금실시, 자정노력과 도심 재개발 등을 통해 서서히 악명에서 벗어나는 중이라고 합니다. 호텔방에 짐만 가져다 두고 바로 센트로로 출발합니다. 가는 길에 보니 여기도 현대 디오스,액센트, 쏘나타와 기아 스포티지 그리고 한국 GM의 시보레 등 한국산 차가 많이 보입니다. 시가지는 키토 보다 조금 무질서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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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바르 공원에 붙어 있는 대성당. 전형적인 고딕양식이다.

볼리바르 공원에 붙어 있는 대성당은 전형적인 고딕양식인데 그리 오래돼 보이지는 않습니다. 성당 내부는 스테인드 글라스로 치장돼 있습니다. 대성당 앞 볼리바르 공원에는 시몬 볼리바르의 동상이 서 있는데 이 사람의 이름이 볼리비아라는 나라의 이름이 되었습니다. 남미독립운동의 2대 영웅 중 한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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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당 앞 볼리바르 공원에 세워져 있는 시몬 볼리바르의 동상. 남미 독립운동의 영웅이다.

입니다. 공원에 이구아나를 풀어 놓았는데 별로 위협적이지 않아 다행입니다. 덥고 습한게 느껴집니다. 여기에 오니 남반구가 여름인 게 실감이 납니다. 대성당과 볼리바르 공원을 보고 걸어서 센트로 플라자 말레꽁으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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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바르 공원을 기어다니는 이구아나.

가면서 보니 교통신호와 선 지키기 정말 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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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로 플라자 말레꽁의 원형 석조비 라 로톤다. 독립영웅 시몬 볼리바르와 산 마르틴의 동상이 서 있다.

바닷가에 면한 이곳엔 원형석조비인 라 로톤다 (La Rotonda)가 서 있고 그 안에 독립영웅 시몬 볼리바르와 산 마르틴의 동상이 서 있습니다. 이 석조비는 잉카의 수로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재창조한 예술품입니다. 어찌보면 쿠스코 인근의 땀보마차이가 영감을 준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1821년 볼리바르와 라틴아메리카 해방의 영웅인 산마르틴에 의해 페루 독립이 선언되고 이 두사람은 1822년 7월 26일 이곳에서 남미의 독립을 위한 회의와 결의를 다지고 1824년 시몬 볼리바르는 독립전쟁을 종식하기에 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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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야낄의 가장 매력적인 역사지구인 라스 페냐스(Las Penas)의 풍경.오른 쪽 동산에 색깔이 예쁜 집들이 보인다.

곳곳엔 시원한 과야스강(Guyas River) 바람과 함께 연인들이 스킨십을 하는 게 눈에 띱니다. 과야낄의 가장 매력적인 역사지구인 라스 페냐스(Las Penas)의 아름다운 모습과 예쁜 집들인데 가보지는 못하고 멀리서 사진에만 담았습니다. 이곳에 가면 465계단을 올라가는 산타아나 고갯길이 있는데 정상에 가면 과야낄 도시 조망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우리가 방문한 볼리바르 공원과 센트로 플라자 말레꽁, 그리고 라스 페냐스는 안내책자 등을 보니 안전한 곳으로 추천되어 있다는 사실을 집에 돌아와 기행문 작성하며 알았습니다.

저녁 6시 반 넘어 호텔로 돌아와 맥주와 새우칵테일격인 슈림프 콰르텟, 세비체로 하루의 피로를 풀어봅니다.

객실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편하게 쉬어봅니다. 팔뚝을 보니 마추픽추에서 탄 곳이 껍질이 벗겨지기 시작하는게 보입니다. 컵라면으로 저녁을 하며 KBS WORLD TV를 시청합니다.

이튿날 새벽 4시에 알람을 해두고 잔 덕에 칼같이 일어나 5분도 안걸리는 공항에 도착해 짐은 LA까지 부치고 출국심사를 받습니다. 창구마다 줄을 서는게 아니고 일렬로 섰다 빈 창구로 가는 합리적인 방식입니다. 이런 방식이 맘에 듭니다. 어느 줄에 설까 고민 안해도 되고 줄 잘 설 필요가 없으니까요.

면세점에 들러 구경을 하는데 별로 구미가 당기는게 없습니다. 아침 6시 15분 비행기가 힘차게 이륙합니다. 지축을 박차고 날아 오르는 이 속도감. 늘 기분이 좋습니다.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기쁨. 내 침대에서 잠을 깰 수 있다는 기쁨. 아침에 눈떠 커피 마시며 아침뉴스 보고 조간신문을 볼 수 있다는 기쁨. 이 모든 사소함과 규칙성이 아주 소중한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2014년 2월 14일. 약 2주간의 남미 여행이 마무리된 날입니다.

13 가을 서울 (4)-001

손대현/여행가·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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