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열전구의 귀환… 인류의 밤을 다시 밝힐 수 있을까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해가 지면 잠에 들어야 했던 인류에게 ‘저녁이 있는 삶’을 선물했던 백열전구. 비록 전기가 많이 든다는 이유로 퇴출 위기에 처했지만, 최근 기술발달로 화려하게 부활할 가능성이 열렸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은 LED전구보다 더 에너지 효율이 높은 백열전구를 만들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 등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연구팀은 백열전구 속 필라멘트를 특수 크리스탈 조직으로 감쌌다. 그러자 보통 열로 유실되고 마는 에너지가 크리스탈에 부딪쳤다 다시 살아나 계속 밝은 빛을 뿜어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빛 재활용’이라고 불렀다. 일반적으로 공기 중에서 사라져버리는 에너지가 다시 필라멘트로 돌아와 새로운 빛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MIT 물리학과 마린 솔자치치 교수는 “이 기술은 버려지는 에너지를 재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일반 백열전구의 에너지 효율이 5%에 불과한 반면에, 새로 발명한 백열전구의 효율은 40%에 달한다. 이는 14% 정도의 에너지 효율을 가진 LED전구나 형광등보다도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사실 효율성의 문제를 제외한다면 백열전구는 아직까지도 경쟁력 있는 제품이다. 사물은 자연광을 받았을 때 보여지는 색상과 백열등, 형광등, LED 전등 빛을 받았을 때 보여지는 색상이 다른데, 백열전구는 인공조명이 자연광과 얼마나 가까운가를 나타내는 지표인 연색성지수(CRI)가 100에 가까워 자연광에 가깝다. LED전구나 형광등의 연색성지수는 80미만이다. 형광등이 있는 일반 실내에서보다 백열등이 있는 화장실에서 거울을 볼 경우 자신의 모습이 좀 더 괜찮게 비춰지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LED, 형광등 등 백열전구의 대체품이 사람의 수면을 방해하는 청색광을 배출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을 포함하고 있다는 논란으로부터도 백열전구는 자유롭다.

한편 미국ㆍ일본ㆍEU 등은 단계적으로 백열전구 퇴출 운동을 펼쳐왔다. EU는 지난 2009년부터 백열전구의 생산과 판매를 금지했고, 미국도 2012년부터 백열전구 대신 LED조명 보급에 앞장섰다.

이 연구는 네이쳐 나노테크놀로지에 실렸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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