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모기지’ 부활했다

서브프라임모기지

금융위기와 부동산 대란의 주범이었던 서브프라임 모기지 담보 증권이 되살아났다.

크레디트 스위스 은행은 최근 1억 6170만달러 규모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담보 증권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국제신용평가사가 등급을 매긴 서브프라임 모기지 담보 증권이 등장하기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대형 헤지펀드기업 론스타가 담보를 제공하며 신용평가사 피치는 등급을 부여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담보 증권은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을 묶어 증권화한 것이다. 서브프라임모기지 담보증권 출시 소식에 금융권 및 부동산 업계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만 해도 집값은 계속 오르고 실업률도 낮다보니 부동산 시장이 무너질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결국 집값 거품이 절정에 달하고 거품이 언제 빠지나 불안한 시점이 오면서 디폴트가 걷잡을 수 없이 생겨났다. 결국 리먼 브라더스같은 대형 투자은행이 하루아침에 사라져버렸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담보증권의 불똥이 폭탄의 뇌관을 건드렸던 것이다.

이제 다시 금융업계 투자자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담보증권의 귀환을 반기고 있다. 투자금융업체의 한 브로커는 “모기지담보증권 특히 서브프라임 모기지 담보증권처럼 빠른 시간에 많은 돈을 모을 수 있는 것은 없다”라며 “지난 금융위기를 몰고온 서브프라임 사태를 교훈삼아 막무가내 대출을 줄이고 대출서류를 꼼꼼히 챙긴다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라고 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담보증권이 활성화되면 집을 사고 싶어도 살 수 없었던 잠재적 구매자에게는 좋은 기회가 올 것이 분명하다. 이번만큼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담보증권 대한 제동장치가 무엇인지 좀더 고민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최한승 기자

서브프라임 모기지 담보 증권은…

2001년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국채 정책을 바꾸면서 전 세계의 투자은행과 펀드매니저들은 새로운 투자처로 주택담보대출을 묶어 만든 CDO(부채담보부증권)에 눈을 돌리게 됐다. 대출자가 대출금을 은행에 갚으면, 은행은 투자자들에게 원금에서 이자를 붙여서 지급하는 이 프로그램은 은행에 더 많은 자금 유치 기회를 만들어주고 투자자들은 안전하게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실제 CDO는 한동안 40% 이상의 수익률에 디폴트 비율까지 10%를 밑돌며 투자자들로부터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각광받았다. 그러나 CDO가 성행한지 수년 후부터 주택담보대출의 핵심고객층인 ‘프라임(Prime)’ 과 그 바로 밑 단계인 Alt 등급 대상자의 씨가 마른 것이다. 어느 새 프라임 대출 대상자 대부분이 모기지를 쓰고 있거나 쓸 필요가 없는 상태가 됐기 때문이다. 이에 은행은 새로운 CDO 발급 대상에 눈을 돌리게 됐고 결국 디폴트 위험이 매우 높은 ‘서브 프라임(Sub Prime, 비우량)’등급에도 대출을 주기 시작했다. 정책도 기존의 ‘Verified Income, Verified Assets(수입 증명, 자산 증명)’에서 ‘Stated Income, Verified Assets(수입 선언, 자산 증명)’으로 완화했다가, 결국에는 ‘Stated Income, Stated Assets(수입 선언, 자산 선언)’까지 낮췄다. 라이어스 론(서류를 다 갖추지 못한 대출)이 성행하기 시작했고 이는 결국 ‘No Income, No Asset(NINA)대출’까지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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