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끝나자…내일 新원전 건설 충돌

23일 신고리5·6호기 건설 심의
7년간 9조 투입 국책사업
신규 건설싸고 영남 민심 들썩
학계·정치권 극심한 갈등 예고

앞으로 7년간 총 공사비 8조6000여억원이 투입되는 대형국책사업인 신규 원자력 발전소 건설 심의를 앞두고 영남 지역 민심이 또 한 번 들썩이고 있다. 지역, 학계는 물론 정치권으로까지 찬반 양론이 확산되면서 ‘미니 신공항’ 논란을 방불케 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는 23일 오전 10시 세 번째 회의를 열고 신고리 5, 6호기 건설 허가 안건을 재심의한다. 지난달 말과 이달 초 두 차례의 마라톤 회의를 열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지난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사고 이후 우리 정부의 신규 원전 건설 허가 심의는 지난 2011년 말 신한울 원전 1,2호기 허가 이후 두 번째다.

울산시 울주군에 건설 예정인 신고리 5,6호기는 설계수명 60년의 신형경수로 2기로 삼성물산, 두산중공업 등이 2016년 6월에 착공하며 5호기는 2021년 3월에 6호기는 2022년 3월에 준공될 예정이다.

조선, 철강업계의 불황 여파로 해당 지역 경기가 크게 침체되자 지역 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 등을 위해 조기 착공 주장이 나오는 반면 안전 문제로 원전 추가 건설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전세계 원전이 폐로되는 추세와 역행하는 것이어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국회도 여야를 불문하고 ‘친핵’, ‘탈핵’의원들로 편을 갈라 대립하고 있다. 22일에는 여야 의원 109명이 원전 추가 건설 반대 결의안에 서명하기도 했다.

7월 말로 현 위원회 9명의 위원들 중 5명의 위원이 임기가 만료되는 것도 변수다. 어떤 결정이 나오더라도 후폭풍이 거셀 수 밖에 없는 이유들이다.

찬성측과 반대측은 ▷원전의 위치제한규정 ▷다수호기(원자로 2개 이상) 안전성 확보 ▷지진 등 부지 안전성 검증을 놓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지난 두 차례 회의서도 원안위 정부측ㆍ여당 추천 위원들과 야당 추천 위원들 사이에서도 격렬한 언쟁이 오갔다.

현행 원자력안전법에 따르면 발전소의 위치는 원자로 시설(원전)로부터 가장 가까운 인구 2만5000명 이상이 거주하는 인구밀집지역(Population Center Distance)을 원자로 시설로부터 저인구지대 (Low Population Zone) 외곽경계선까지 거리의 4/3배 이상인 곳으로 제한하고 있다.

시민단체와 정부의 대립 지점은 원전에서 저인구지대까지의 거리로 정부는 3㎞를, 원전 반대측은 30㎞는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구밀집지역이 원전에서 멀리 떨어져야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원안위 관계자는 “시민단체에서 제기하고 있는 요구는 과거 1962년에 만들어진 지침에 근거한 것”이라며 “현재는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이 허가가 나면 부산, 울산, 경주에 걸친 45킬로미터 지역은 전 세계 최다 원전 집산지가 된다.

특히 고리 지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10개의 원전이 들어서는 총설비용량이 1만 MW 가 넘는 초대형 원전 단지가 된다.

이에 따라 시민단체들은 특수한 원전 밀집 상황을 고려해 “고리 원전 전체를 대상으로 한 부지 PSA(확률론적 위험성) 검사를 통해 위험성을 평가한 후 신고리 5,6 호기 건설 허가를 심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적용까지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데다 국제기구(IAEA)에 의해 채택된 기준도 아니라는 점에서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원안위 관계자는 “필요성에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심의를 무한정 미룰 수는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신고리 핵발전 부지가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지역이 아니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원안위는 “원전 바로 아래서 남한에서 가장 높은 지리산에서 지진이 발생해도 끄덕 없을 정도로 신고리 원전의 내진 설계는 완벽하다“고 일축했다.

이런 가운데 오는 8월4일로 5명의 위원(정부 추천 2명, 국회 추천 3명)이 임기가 끝나 서둘러 결정이 나올 경우 졸속 심사라는 비난에 휘말릴 수도 있다. 정부 내에서도 3기 원안위에서 심사숙고해서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 신규 원전 심의가 장기간 표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회 우원식 의원실 관계자는 ”원안위에서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실제 준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남아 있다“며 “준공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보고 국회 차원의 정치적 대응 방안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상현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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