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김희옥 선택만 남았다, 與 불편한 동거 속 당무 ‘투트랙화’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새누리당 비상 지도부의 당무 집행 체제가 ‘민생현안 대응’과 ‘전당대회 준비’ 투트랙으로 분화하는 모양새다.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출범 당시 구성했던 제1분과(정당ㆍ정치 혁신)와 제2분과(민생ㆍ경제 혁신)가 주축이 되기보다는, 김희옥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사무총장 중심으로 당무 주도권이 각기 수렴됐다. 김 비대위원장의 권 사무총장 사퇴 요구와 함께 촉발된 대결 구도가 자연스레 고착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당 일각에서는 “세부적인 당 혁신안 마련에 차질을 겪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사실상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은 김 비대위원장”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희옥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 [사진=헤럴드경제DB]

22일 새누리당에 따르면 김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비대위원들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청년창업 박람회장을 찾는다. 정부가 지난 4월 내놓은 청년 일자리 대책과 관련한 현장의 의견을 듣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 자리에 권 사무총장은 동행하지 않을 예정이다. 권 사무총장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법제사법위원장 업무가 있어 참가하지 않을것”이라며 “김 비대위원장과 민생ㆍ경제 혁신을 담당하는 제2분과가 주축이 돼 진행하는 행사에 전체 비대위원이 참석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권 사무총장은 사무총장이자 비대위원으로서의 업무는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권 사무총장은 “전당대회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손을 놓고 기다릴 수는 없다”며 “당연히 지속해서 준비해야 하는 것이고, (나의) 활동에도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사무총장은 약 6개월에서 1년간 활동한 이후 다른 의원에게 기회를 주거나 중진이 되도록 훈련을 시키는 차원에서 교체돼왔지, 이런 식으로 사퇴를 종용받은 적은 없다”는 것이 권 사무총장의 설명이다. 권 사무총장은 또 “당초 원내대표를 향했던 김 비대위원장의 칩거 이유가 왜 예상치 못한 곳으로 방향을 틀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이번 사태의 ‘논리적 결함’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스스로 물러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김 비대위원장 역시 권 사무총장의 사퇴를 요구한 지난 19일 이후 이렇다 할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당헌ㆍ당규에 비대위원장(당 대표)의 사무총장 해임 권한이 명시돼 있지 않은데다, 권 사무총장의 거취를 강제할 명분이 없어서다. 지도부의 불편한 동거가 지속되자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공천개혁 등 남아있는 혁신 과제를 추진할 동력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사실상 김 비대위원장이 제2분과의 업무를, 권 사무총장이 제1분과의 업무를 주도하는 가운데 비대위 전체를 통합하는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위기의식이다. 이에 따라 개혁 성향 하태경 의원은 “김 비대위원장이 결단을 해야한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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