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는 어떻게 여름 수입 과일의 여왕이 됐을까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체리는 롯데마트에서 여름 수입 과일 중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과일이다. 2002년만 해도 수입 과일 중 매출 비중이 1%에 불과했던 체리가 어떻게 바나나, 오렌지 등 내로라 하는 수입 과일들을 제치고 여름 여왕의 자리에 올랐을까.

리얼푸드에 따르면 롯데마트에서 2005년까지 수입과일 중 체리의 매출 비중은 8%에 불과했다. 다양한 마케팅 덕분에 소비자들과 친숙해진 체리는 2009년에는 그 비중을 24.5%까지 끌어올릴 정도로 성장했다.


여기에 한ㆍ미자유무역협정(FTA) 발효가 큰 호재가 됐다. 체리는 24%의 관세가 일시에 철폐되는 품목이었다. 2012년에는 FTA가 발효되고 체리 작황까지 좋아, 가격이 전년보다 30% 가량 떨어진 상황이 됐다. 덕분에 체리 매출이 급증했고, 덕분에 여름 수입과일의 여왕 자리에 처음 오르게 됐다. 롯데마트에서 2012년 6월 수입과일 매출 중 체리의 비중은 36.6%였다. 줄곧 수입과일 매출 비중 1위를 놓치지 않았던 바나나(34.3%)를 제치고 1위에 오른 것이다.

FTA라는 호재는 지난해에도 체리의 성장을 뒷받침해줬다. 지난해에는 현지에서 체리 작황이 좋지 않아 수입 단가가 17.5%가량 올랐는데도, 한국에서의 판매가는 4.5% 가량 낮아진 정도가 됐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체리 매출은 매년 8~9%씩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FTA가 늘 통하는 카드는 아니다. 2013년에는 현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체리 가격에 큰 이점이 없었고, 지난해에도 주산지 중 미국 북서부의 작황이 좋지 않았다. 올해는 캘리포니아의 체리 수확이 기대에 못 미치는 상태다.

그러나 미국의 캘리포니아와 북서부가 서로 보완작용을 해주고 있어 그나마 안정적인 작황을 기대하는 상태다.

체리 주산지로 꼽히는 미국 캘리포니아는 보통 4~5월께, 북서부는 5~6월께 체리를 수확한다. 북서부 체리보다 먼저 나오는 캘리포니아 체리는 올해 엘니뇨의 영향으로 작황이 좋지 않았다. 수확철인 4~5월에 비가 많이 내리는 바람에 당도가 떨어져, 상품성있는 체리의 양이 지난해보다 30% 가량 줄어든 것. 때문에 현지 가격이 20% 가량 상승하기도 했다. 롯데마트에서의 체리 매출은 FTA 발효 이후 매년 상승하다 지난달 처음으로 줄어들기도 했다.

다행히 이달부터 북서부 체리가 나오기 시작, 체리 가격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북서부 체리는 흔히 ‘워싱턴 체리’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체리’는 워싱턴, 오레곤, 아이다호, 유타, 몬타나 등 미국 북서부 5개 주에서 생산되는 체리를 일컫는 말로, 전 세계 체리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이 지역은 캘리포니아보다 고도가 100~200m 높은 곳에서 재배돼 당도가 더 높다. 일조량이 적절하고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당도는 높아지면서 다른 지역보다 알이 굵고 씹는 식감이 탁월한 체리가 난다.

체리는 검붉은 색에서 짐작하듯 항산화 물질인 안토시아닌과 케르세틴이 풍부한 건강 과일이기도 하다.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성분도 많아 열대야로 인한 수면 부족 해결에도 도움이 된다. 여러모로 여름 수입 과일의 여왕에 오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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