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봉제공장 이전…결국 사람이 ‘답’이다.

봉제박스기사용1
LA의 봉제업체들이 라스베가스로 생산기반을 옮기는 과정에서 적어도 3~6개월간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고 한다.사진은 라스베가스에 위치한 한인봉제공장에서 직원들이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이미 반년 가량 라스베가스에서 봉제공장을 이전해 새롭게 터전을 닦고 있는 10여명의 한인 업주들이 입모아 강조하는 것은 역시 ‘사람’이다.

초반에 비해 LA에서 라스베가스로 이주하는 봉제 숙련공이 크게 늘고 있는 점은 적잖게 도움이 되고 있지만 일감을 따라가기엔 여전히 크게 부족하다.

다음달 1일부터 LA카운티에 위치한 25명 이상 되는 업체들은 시간당 10.5달러의 인건비를 지불해야 하는 규정에 따라 라스베가스를 비롯한 대체 생산지 이전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업주가 사전에 가장 우선시 해야 할 것이 바로 ‘사람’이라는 게 이미 이전한 업주들의 의견이다.

라스베가스에서 만난 3개업체 업주들의 정착 과정을 보면 최소 3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 가까이 시행착오를 겪었다.

우선 지난해 연말을 전후해 라스베가스로 이전한 한인 봉제 업주들은 봉제 공장을 찾는데 최소 2주에서 일반적으로 한달 가량의 시간을 보냈다.

렌트 비용은 LA와 비교가 안될 만큼 저렴했다. 1sf 당 평균적으로 40~45센트 정도로 여기에 관리비가 10센트 정도 추가되는 수준이다. LA와 비교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임대 계약은 쉽지 않다. 업주의 신용도 조사 뿐 아니라 최근 3년간 사업체 세금 보고를 요구하기도 한다. 세계적인 관광지인만큼 ‘뜨내기’가 많아 허위 계약후 몇달만에 사라지는 업체들이 많았던 과거 사례 때문에 부동산 임대 업자들이 까다로운 편이다.

까다로운 임대 장벽을 넘게 되면 지원되는 혜택은 많다. 많은 업체들이 3년에서 5년 가량 임대 계약을 맺는데 기간이 길어지면 건물주가 공장 내부에 필요한 공간에 대한 공사비 지원도 이것저것 해주는 편이다. 예를 들어 천정이 높은 건물이라면 임대인의 요청에 따라 중간에 공간을 만들어 2층으로도 만들어 주고 각 층마다 화장실, 쿨러, 자연 채광 시설 등을 해주고 경우에 따라 3~4개월치 렌트비를 면제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후가 더 문제였다. LA에서는 전기를 비롯한 공장 운영에 필요한 설비를 갖추는데 길어야 2~3일 정도면 되지만 라스베가스는 허가 없이 하는 관련 공사를 진행하기 어렵다.

허가만 받는데 최소 2주에서 평균 1개월 가까이 걸린다. 여기에 규정에 맞게 시공하는 시간도 한달은 잡아야 한다. 결국 공장 임대부터 생산에 꼭 필요한 내부 시설을 갖추는데 3개월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라스베가스로 옮긴 업체들 대부분이 3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간 이런 시행착오를 겪었다.

LA 공장에서 함께 장기간 일해 온 숙련공들이 함께 라스베가스로 이전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가 되기도 했다.

대부분 옷 한벌당 35센트 안팎, 매주 600~700달러씩 주급을 받아 오던 LA숙련공 입장에서 최소 3개월간 수입이 없거나 8.25달러인 네바다주 시간당 최저임금만 받을 수 없기에 주저했던 셈이다.

이제는 10여곳의 업체 모두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아직 인력 충원이 미흡하지만 나름의 해법을 동원해 손이 빠른 숙련공들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모든 업주들이 한결같이 방 2~5개 가량 있는 아파트나 단독 주택을 렌트해 LA에서 이주한 숙련공들에게 한달 가량 무료로 공간을 제공해 줬다.

이주한 대부분의 숙련공들은 2주 가량 일한 후 인근 지역에 별도로 아파트를 렌트해 가족 모두가 이주하고 있다. 주거비가 LA에 비해 1/3수준에 불과해 매달 많게는 1000달러 가량 생활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이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미 이전 후 몇달간의 어려움을 딛고 안정화 단계로 넘어가고 있는 모든 업주들이 강조하는 것은 첫째로 ‘사람’, 둘째도 ‘사람’, 세번째 역시 ‘사람’이었다. 최소 20명의 숙련공을 확보한 상태에서 라스베가스로 이전한다면 실패할 확율을 크게 줄일수 있다는 것이 이들 업주의 공통된 의견이다.

라스베가스 한인패션협회 필립 김 회장은 “이미 지난해 부터 이전한 대부분의 업체들은 최소 10만 달러의 비용을 투자해 현재의 모습까지 왔다”며 “봉제 생산지를 라스베가스로 이전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사전 조사와 단계별 준비와 함께 현재 공장에서 오랫동안 함께 해온 숙련공들의 대부분을 확보해야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라스베가스=이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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