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항공사도 시큰둥한 신공항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났지만, 딱히 우리한테 영향을 크게 주는 것은 없어요. 밀양이나 가덕도 중 한 곳으로 결정됐더라도 마찬가지였을 거에요”

신공항 입지 용역결과가 나왔던 지난 21일 오후. 온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이슈였지만 이날 항공사들은 ‘구경꾼’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신공항은 비행기를 띄우고 내리는 항공사들에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문제인데도 이들의 표정은 시큰둥했다. 

이번 영남권 신공항은 애초부터 항공사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국내선은 제주를 제외하면 사실상 대부분의 노선에서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고, 국제선은 이미 인천에 거대 허브 공항이 있어 이 만큼의 파괴력 있는 공항이 들어서기 힘들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주요 항공사들이 한발 떨어져서 지켜봤던 이유다.

공항의 ‘최대 고객’이라고 할 수 있는 항공사들이 처음부터 입지선정 과정에서 ‘들러리’에 불과했다는 전문가들 지적도 나온다. 공항이 활성화되려면 항공사들이 취항을 해줘야 하기 때문에 수요조사 측면에서 항공사들의 의견수렴 절차도 필요했다는 것이다.

해외에서 신공항을 선정할 때 정부에서 해외 항공사들과 수시로 소통하며 타당성을 정교하게 검토하는 것에 비하면 우리의경우 항공사가 겉도는 현실이라고 항공 분야 교수들은 전했다.

실제 결과발표 전 자문회의가 수차례 열렸지만 항공사들은 철저히 배제됐다.

국토부 한 관계자는 “지자체별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민간 항공사 의견을 공식적으로 청취할 수 없었고, 항공사들은 수익성 중심의 판단을 하기 때문에 지역 주민 편의성을 우선시하는 정부 관점과 섞이기 힘들다”고 밝혔다.

정부의 관점대로만 밀어붙였던 무안ㆍ양양ㆍ울진공항은 항공사들이 외면한 탓에 대표적 실패사례가 됐다. 이번에는 이들 사례가 반면교사 역할을 하는 데도 실패했다.

오죽하면 이도 저도 아닌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안에 항공사들이 내심 흐뭇해 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공항이 늘어나면 취항할 곳이 분리돼 집적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연달아 백지화 결론이 났으니 이제 신공항 얘기는 안 나오겠죠’라고 기대하는 한 항공사 관계자 말 속에서 신공항은 정치권과 지자체만 달아오른 ‘그들만의 리그’의 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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