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신창이 연예계③] ‘공식입장’과 ‘무대응’ 사이…“혼란 가중”

[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6번의 공식 입장과 스캔들 주인공이 빠진 무대응은 두 사건의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전자는 JYJ 박유천의 성폭행 공방, 후자는 영화 배우 김민희와 유명 영화 감독 홍상수의 불륜설이다. 둘 모두 전대미문의 성추문과 불륜 스캔들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사건에 대처하는 방법은 정 반대였다.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성추문에도 박유천의 소속사인 씨제스엔터테인먼트(이하 씨제스)측은 언론 대응을 피하지 않고 있다. 처음 박유천의 성폭행 혐의 피소 사실이 알려진 지난 13일에도 곧바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이어 새로운 논란이 제기될 때마다 공식 입장을 밝혀온 데다 16일에는 급기야 “어떤 혐의라도 범죄가 인정될 경우 연예계를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진=OSEN 제공]

서면을 통한 공식 입장 표명은 지난 17일 “더 이상 언론을 통해 대응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6차에서 끝이 났지만 홍보팀은 여전히 언론과의 접촉을 단절하지 않았다. 지난 21일에도 본지는 씨제스와의 통화에서 속 시원한 답변을 들을 순 없었지만 “이제 경찰을 통해서 모든 상황을 들으면 된다”며 “이런 점 양해 부탁드린다”는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전대미문의 사건이기도 하지만 6번에 걸쳐 소속사가 공식 입장을 발표한 점도 이례적이다. 씨제스는 빠른 공식 대응과 더불어 은퇴 선언까지 한 뒤 현재는 공식 입장 표명을 멈추고 맞고소라는 강수로 정면 승부 중이다.

반대로 지난 21일 오전 확산된 김민희와 홍상수 감독의 불륜 스캔들은 22일 현재까지도 공식 입장이 전무하다. 홍 감독 주변인들의 폭로와 뒷 이야기들이 기정 사실화 되는 와중에도 정작 이들은 묵묵부답이다.

홍 감독은 해외 영화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출국했고, 김민희는 ‘아가씨’ 홍보 일정을 모두 마치고 미국으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둘 모두 불륜설이 터진 시점에 국내를 떠난 상황이다. 한국에 남아 있는 홍상수 측과 김민희의 매니저는 아예 전화 통화가 안되고 있고 전 소속사 관계자, 영화 ‘아가씨’ 측도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사진=OSEN 제공]

당사자들의 공식 입장이 없으니 전 소속사 관계자와 영화 ‘아가씨’ 측도 난감해진 상황이다. 전 소속사와 영화 ‘아가씨’ 측도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는 말 이상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홍상수 감독 부인과의 인터뷰가 결정적인 보도 내용이 되고 지인들의 증언만이 떠돌고 있다. 김민희 어머니와 홍상수 감독 부인이 나눈 문자 메시지까지 그대로 공개돼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한 매니지먼트 홍보팀 관계자는 “공식입장을 내고 논란을 묻는 언론을 피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더 이상의 추측성 보도를 막기 위함”이라며 “소속사 측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 논란이 일파 만파 커지는데다 가지치기로 새로운 추측성 기사들이 쏟아져서 혼란만 가중된다”고 말했다. 즉 “다 막을 수는 없지만 논란이 재생산되는 걸 조금이라도 막기 위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추측성 보도를 막기 위함도 있지만 소통의 측면도 있다”며 “대중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아온 공인이 어떤 사건에 휘말렸을 때 언론도 대중도 궁금증이 생기는 데 속시원한 답변을 해주진 못해도 입장을 내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대응의 경우에는 결국 사실확인도 되지 않은 소설들이 나오기 때문에 추가적인 명예훼손까지 이어진다”고 말했다.

leun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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