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의 ‘상생 채용’에 구직자 1만4000명 ‘북적북적’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영국의 한 신문사가 ‘영국 끝에서 런던까지 가는 가장 빠른 길’이란 질문으로 현상 공모를 한 적이 있는데, 1등이 ‘좋은 친구와 함께 간다’였다”

지난 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던 신세계그룹의 ‘2016년 2차 상생채용박람회’에 참석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이날 축사에서 기업과 협력사, 구직자의 상생을 거듭 강조했다. 실제 이날 박람회는 정 부회장의 말대로 구직자-기업이 상생을 도모하는 자리였다. 취업이 ‘낙타 바늘 구멍 들어가기’보다 어렵다는 구직자들은 채용될 기회를, 신세계와 협력사엔 우수한 인재를 채용할 기회를 얻었다.

22일 서울 코엑스에서 신세계그룹 ‘2016년 2차 상생채용박람회’가 열리며, 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 1만4000명이 몰렸다. 이상섭 기자 / babtong@heraldcorp.com

오전 10시에 막을 연 박람회에는 문이 열기 전부터 수많은 인파로 북적거렸다.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신세계푸드, 스타벅스, 조선호텔 등 신세계그룹 계열사와 아이올리, 대현, 청우식품, 메가박스, 프라다코리아, 코치코리아, 부루벨코리아 등 협력사 106개 곳이 참여, 그룹과 협력사를 아울러 다양한 직무에 걸친 채용 면접 및 상담이 이뤄졌던 만큼 구직자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채용 공고 게시판 앞으로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10대 청소년부터 백발의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대 수십여명의 구직자가 모여 각 기업의 공고문을 꼼꼼히 살폈다. 모집분야, 자격요건 등을 하나하나 따져 보는 이들의 표정은 시시각각 변했다. 구직자 최윤기(71) 씨는 “예전에 공무원 생활을 했는데 집에 있기가 그래서 지인 둘과 함께 경비 일이라도 알아보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신일비즈니스 고교에 재학 중인 안동근(19) 군은 “바리스타 2급 자격증이 있는데, 스타벅스에 들어가고 싶어 박람회 현장학습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마트에서 채용 상담을 받고 있는 구직자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신세계 그룹]

각 기업 부스에서는 면접과 상담 등이 동시에 이뤄졌다. 오후 1시까지 7500명이 넘는 대인원이 몰리다 보니, 부스마다 상주한 각 기업의 인사담당자들도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에스피에스의 인사담당자는 “이 자리에서 면접을 본다고 바로 채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각 사업장 팀장에게 면접자를 인계한다”고 설명했다. “이미 오전에도 재취업을 꿈꾸는 중장년 다수가 다녀간 상태”라고 덧붙였다.

장애인 채용관도 눈길을 끌었다. 이날 신세계그룹은 박람회장에 방문하는 장애인 구직자를 위해 별도의 부스를 마련해 휠체어를 빌려주거나, 도우미, 수화통역자 등을 배치하는 등 원활한 채용을 도왔다. 그래서인지 유독 휠체어를 타거나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적지 않았다. 검은 나비넥타이에 베이지색 정장을 입고 온 소아마비 2급인 채병준(51)씨는 “에브리데이리테일에서 면접을 봤다”면서 “잘 봤는진 모르겠지만 잘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아울러 이날 오후 12시에는 정 부회장과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박승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등이 참석해 박람회를 돌아보고 구직자들을 격려했다.

정 부회장은 축사에서 “이번 채용박람회를 일회성에 그치는 보여주기식 행사가 아닌,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채용의 좋은 예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진정성과 내실을 갖추겠다”고 공언했고, 이 장관도 “이마트 등이 채용을 통해 상생을 이끌 수 있었던 건, 정 부회장이 강조한 ‘함께 가는 친구’의 개념 속에 신세계의 직접 근로자, 협력업체 근로자, 장애인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상생채용박람회에는 6시까지 총 1만4000명의 구직자가 방문해, 지난해 9월 aT센터에서 열린 첫 박람회보다 2000여명이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월 부산에서 열린 박람회에는 6500명의 구직자가 찾았다. 올해 마지막 상생채용박람회는 오는 10월 대구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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