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90% “은행 집에 얹혀 살아요”

서울서베이 도시정책지표 조사
높은 전월세 부담에 ‘빚폭탄’ 허덕
40대 ‘내집 마련’비중도 41%불과
1030세대 “노후엔 혼자살고 싶다

#. 서울 동작구에서 살던 30대 직장인 A씨는 올해 경기도 광명시에 내집마련의 꿈을 실현했지만 고민이 깊다. 무리하게 받은 대출금액과 상환기간 때문이다. A씨는 내 집을 소유하고도 사실상 ‘은행 집’에 월세로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한숨이 나온다. A씨는 “미친 전셋값 때문에 서둘러 집을 사기는 했지만 앞으로 30년 동안 허리띠를 졸라매고 갚아야할 대출금을 생각하니 후회가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고 했다.


주택구입을 위해 혹은 급등하는 전셋값 때문에 서울시민 절반은 부채를 안고 살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대 가구주 10명 중 9명은 자기 집이 아닌 전ㆍ월세 주택에 살면서 주택임대ㆍ구입 때문에 빚폭탄에 허덕이고 있었다.

22일 서울시가 지난해 서울 시민의 삶과 질, 행복과 안전 등 서울의 변화와 사회 생활상에 대한 내용을 담은 내놓은 ‘서울서베이 도시정책지표조사’에 따르면 서울 시민의 가구 부채율은 48.4%로 2014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부채를 지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주택 임차나 구입(66%), 교육비(13.1%)를 꼽았다.

▶30대 “집 때문에 빚지고 산다”=서울 가구주의 주택소유형태를 살펴보면 자가비중은 41.1%로 10년 전(44.6%)보다 3.5%포인트가 줄고 전ㆍ월세 비중은 같은 기간 53.6%에서 58.9%로 5.3%포인트가 늘었다.

서울에 사는 30대 가구주가 내 집을 소유하는 경우는 12%에 불과한 반면 50대 이상 가구주 10명 중 6명은 자가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50대의 자가주택 비율은 61.9%로 전 세대에서 가장 높았다. 내집마련 비율은 60세 이상이 61.3%, 40대가 41.2%를 기록했다.

특히 30대의 전ㆍ월세 거주 비율은 88%에 달했다. 특히 30대 가구주의 월세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10년 전 19.4%에 불과했던 월세 비중은 지난해 41.5%로 22.1%포인트가 급등했다. 반면 전세 비중은 46.5%로 같은기간 2.1%포인트 하락했다. 전세 보증금을 올려줄 형편이 안 되는 젊은 서민들이 반전세나 월세로 돌려 집주인이 부르는 대로 세를 내며 버티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40대도 자가주택 비중이 크게 줄었다. 내집마련의 꿈을 이룬 40대는 지난해 41.2%로 2005년(48.0%)로 6.8%포인트가 하락했다. 대신 전세(40.9%)와 월세(17.8%) 비중이 높아졌다.

부채를 떠안고 사는 30대 4명 중 3명(76.7%)는 빚을 지고 있는 이유로 ‘집’을 꼽았다. ‘교육비’를 부채 원인으로 꼽은 30대는 7.7%에 불과했다. 반면 50대는 59.1%가 ‘주택임차나 구입’으로, 17.8%가 ‘교육비’로 인해 빚을 지고 사는 이유로 답했다.

▶10명 중 4명 “노후엔 나 혼자 살고 싶다”=서울 시민 10명 가운데 4명(41.6%)은 자녀와 떨어져 독립된 공간에서 ‘혼자’ 살고 싶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노인 전용 공간에서 살고 싶다는 응답자도 37.4%나 됐다. 반면 아들과 함께 살고 싶다는 사람은 8.2%, 딸과 함께 살고 싶다는 응답자는 4.1%에 그쳐 둘을 합쳐도 10%를 겨우 넘는 수준이었다.

세대별로 보면 젊은 층 10∼30대는 노인 전용 공간에서 살고 싶다고 답했고, 40대 이상은 자녀들과 가까운 곳에 있는 독립된 공간에서 혼자 살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 참여하고 싶은 노후 여가활동으로는 운동ㆍ건강 프로그램이 62.7%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새로운 지식교육이나 교양프로그램은 24%, 수입과 연결된 직업 관련 프로그램도 22.8%를 차지했다.

이번 조사는 서울시가 지난해 10월 한 달간 서울 시내 2만 가구 4만6837명과 외국인 2500명을 방문 면접해 이뤄졌다. 

강문규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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