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탄도미사일 쇼크] 한반도 ‘게임 체인지’…北 ICBM 기술로 미ㆍ중과 협상?

-전문가 “핵능력 고도화로 판을 아예 바꾸겠다는 시도”

-김정은, 방중 가능성

[헤럴드경제=신대원ㆍ김우영 기자] 북한이 23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시험한 중장거리 전략탄도미사일 화성-10(무수단)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히면서 한반도 정세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국가 차원에서 핵무기를 소형화한 뒤 핵 투발수단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해 미 본토까지 핵 공격할 수 있다는 능력을 보여줌으로써 체제안전 보장과 대외관계를 주도적으로 끌고 가겠다는 전략적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ICBM이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진입할 때 최고 마하 20의 속도로 떨어지면서 섭씨 6000~7000도로 발생하는 고열을 견뎌야하는 기술로 북한에게 있어 ICBM 전력화를 위한 사실상 마지막 남은 난관이었다.

지난 3월 김 위원장이 탄도로켓 탄두 대기권 재돌입 환경 모의시험 지도현장에서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다고 주장하기는 했으나, 한미 당국은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반드시 시험발사를 통해서만 확인된다며 북한이 아직 기술을 확보하지는 못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북한의 이번 주장대로 화성-10 미사일이 1413.6㎞까지 치솟았다면 이미 수차례의 인공위성 발사를 빌미로 한 장거리로켓 발사를 통해 ICBM 기술을 축적해 온 북한 입장에서 상당한 진전이라 할 수 있다.

지난 2012년 우리가 연이어 나로호 발사에 실패하고 있을 때 북한이 장거리로켓 은하-3호를 발사함으로써 우리보다 앞서 자력으로 인공위성을 발사한 ‘스페이스 클럽’에 가입한 충격에 이은 ‘제2의 북한발 스푸트니크 쇼크’라 할 수 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북한의 이번 화성-10 발사 시험은 협상이나 교착상태를 타개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핵보유국으로서 대외관계를 새롭게 만들어가겠다는, 판을 아예 바꾸겠다는 일련의 과정에서 자기 나름의 중요한 전기”라며 “핵능력을 고도화해 실증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자신들이 우위에서 판을 바꾸겠다 의도인데 향후 핵탄두 폭발실험 등을 감행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북한이 이번에 과시한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적용하는 단계까지 나간다면 미국으로서도 북한의 핵능력을 무시할 수만은 없게 된다.

여기에 북한과 중국 사이에 고위급 인사 교류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김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북한의 4차 핵실험 뒤 대북압박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우리 대북ㆍ외교전략이 뿌리 채 흔들리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장 책임연구원은 “제재 자체가 무용하다고 할 수만은 없지만 제재와 함께 복합적인 유연한 접근도 검토해야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일각에선 북한이 6차례의 화성-10 발사를 통해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에 주력해 온 상황에서 사거리에만 초점을 맞춰 실패로 단정했던 우리 군 당국의 분석능력에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북한은 23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전날 참관한 가운데 중장거리 전략탄도로켓 ‘화성-10’(무수단)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지난 3월15일 탄도로켓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환경 모의시험을 지켜보는 모습.

신대원 기자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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