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처 직원인 줄 알았는데” 이메일 해킹해 무역대금 가로챈 해커 구속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무역회사의 이메일 계정을 해킹해 거래처의 대금을 가로챈 해커가 경찰에 구속됐다. 경찰은 세계 곳곳에 숨겨진 피해 금액 찾기에 나섰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무역업체 이메일을 해킹해 실제 무역회사인 척 거래 대금만 받아 가로챈 혐의(상습사기·정보통신망법위반)로 이모(40) 씨를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국내 무역회사 이메일을 해킹해 진짜 무역회사 직원인 것처럼 사칭했다. 그는 거래처가 물건을 주문하면 가짜 운송장을 만들어 은행에 제출했다. 은행은 실제 무역회사 이메일을 쓰는 이 씨에게 아무런 의심 없이 거래대금을 지급했다. 

[사진=123rf]

이 씨는 본인의 영국 국외 계좌와 지인의 계좌를 이용해 대금을 나눴다. 추적을 피하고자 송금할 때에는 은행이 아닌 사설송금업체를 사용하기도 했다. 신원을 감추려고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외국인 명의를 내세우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그러나 미국의 한 회사가 이메일 해킹 범죄를 당했다는 진정서를 제출하면서 범행이 드러났다. 경찰은 가짜 거래를 한 주범을 추적하며 이메일과 계좌 추적을 진행했고 결국 이 씨를 검거할 수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씨는 10년 동안 영국에서 무역업을 하면서 한국 무역 업체들이 운송장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씨는 12개 업체로부터 약 8000만원을 챙겨 아프리카 베넹 등 국외 계좌에 숨겼다. 경찰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국외 계좌가 있는 것으로 보고 추가 조사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자신은 외국인의 범죄에 이용된 것이라 주장하나, 외국인의 실체가 없었다”며 “가짜 이름을 내세워 범행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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