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사퇴’ 전격수용…후임자 인선ㆍ전준위 구성 ‘분란 불씨’ 여전

[헤럴드경제=이슬기ㆍ유은수 기자] 권성동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 요구를 전격 수용했다. 이에 따라 전당대회준비위원회(이하 전준위) 구성 등 중단됐던 차기 지도부 선출 작업도 다시 탄력을 받게 됐다. 그러나 분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권 사무총장 본인이 사퇴 의사를 밝히며 논란이 일단락됐지만, 김영우ㆍ이학재 등 내부 비대위원들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후임 사무총장의 인선과 전준위 구성 방향에 따라 다시 갈등이 촉발할 수 있다.

권 사무총장은 23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 참석해 “지금까지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정치를 해왔지만, 개인적 소신이 비대위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과 고민을 많이했다”며 “김 비대위원장이 전반적인 유감 표명을 해주신 만큼, (사퇴의) 뜻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했다. 권 사무총장은 이어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나더라도 한 사람의 당원으로서 묵묵히 새누리당의 혁신과 정권 재창출을 위한 밀알이 되겠다”며 비대위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당부했다.

김희옥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권성동 사무총장.

회의 참석 직전까지만 해도 “(김 비대위원장이) 사무총장 해임 표결을 강행할 수 있겠느냐”며 강경했던 권 사무총장의 입장이 단 30여분 만에 180도 바뀐 것이다. 이날 김 비대위원장은 권 사무총장의 사퇴 요구 수용 발표에 앞서 “사무총장을 교체하겠다고 한 이유는 당무 보좌에 대한 견해 차이 때문”이라며 “그동안 권 사무총장이 많은 고생를 했고, 당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이런 결정이 유감스럽지만, 당의 기강 확립과 화합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권 사무총장의 노고를 치하했다.

비대위의 ‘탈당파 일괄 복당’ 결정 이후 극단으로 치닫던 내홍을 양측이 한 발씩 물러나며 봉합한 것이다. 당시 김 비대위원장은 당내 민주주의까지 문제삼으며 ‘칩거 해제’의 전제 조건으로 권 사무총장의 사퇴를 내건 바 있다. 권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문제가 지속되면 당에 피해를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며 “정진석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의 유감 표명과 일괄 복당 결정 때문이 아닌 당무 견해차에 따른 교체 선언’이라는 중재안을 제시했고, 명예가 회복됐다고 생각해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분란의 불씨는 남아있다. 권 사무총장의 사퇴에 반대했던 김 의원은 이날 “안타깝다. 계파문제 극복을 위해 비대위를 만들었는데, (이런 결과 때문에) 여론이 ‘여전히 새누리당은 계파주의에 의해 움직인다’고 평가한다면 혁신 노력은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권 사무총장 역시 “계파해체 선언을 했음에도 ‘탈당파 일괄 복당’ 결정에 아무런 책임이 없는 사무총장을 매도한 몇몇 (친박계ㆍ親박근혜계) 의원이 있다”며 이번 사태를 통해 드러난 계파주의의 민 낯을 지적했다.

만일 김 비대위원장이 후임 사무총장으로 계파색이 강한 인물을 제안하거나, 전준위가 특정 계파 위주로 구성된다면 갈등이 다시 격화할 여지가 충분한 것이다. 새누리당 당헌ㆍ당규에 따르면 사무총장은 전준위원장에 당연직으로 임명되며, 전준위원을 추천할 권한을 가진다. 전당대회 준비상 긴급한 조치가 필요할 경우 ‘선(先) 조치 후(後) 추인’을 할 수도 있다. 친박(親박근혜)계인 김태흠 제1사무부총장이나 조원진 의원(3선) 등이 사무총장에 임명될 경우 비박(非박근혜)계가 강하게 반발할 공산이 크다.

이에 따라 권 사무총장은 비대의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후임 사무총장은 계파로부터 자유로운 분이 됐으면 한다”며 “비대위원 모두가 찬성하는 인물로 선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비대위원장은 후임 사무총장으로 당내 3선 의원 중 한 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새누리당 3선 의원은 총 22명으로 수적으로는 비박계가 우세하다. 비대위는 아울러 이날 이철규ㆍ장제원ㆍ주호영 의원 등 뒤늦게 복당을 신청한 탈당파 의원들의 복당을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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