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부른 변화 ②] 양구 펀치볼서도 멜론 재배…식탁지형도 바꾸다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지난 5월 중순부터 심상찮았다. 낮 기온이 31도까지 올라갈 정도로 무더운 날이 계속되면서 올 여름이 두 달 이상 빨리 찾아올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1912년 한반도의 연평균 기온은 11.8도였다. 지난해 연평균 기온은 14.2도로, 104년간 완만하게 한반도의 기온이 상승해왔다. 104년간 상승한 연평균 기온은 2.4도 가량. 영국의 경제학자 니콜라스 스턴이 지구 온난화의 위험성을 경고한 ‘스턴보고서’는 지구의 평균 기온이 1도 오르면 안데스 산맥의 작은 빙하가 사라지고, 전 세계에서 30만명 이상이 말라리아 등 기후 관련 질병으로 사망하게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반도가 온대기후에서 아열대기후로 변하고 있다는 지적은 새삼스럽지도 않고, 반길만한 일도 아니다.


이 같은 기후변화는 대한민국의 식탁 지형도도 바꿔놓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분야가 과일이다. 남부지방에서 국내 최북단이라 할 수 있는 강원도까지 재배지가 이동한 과일이 있으니 바로 멜론이다.

대표적인 아열대성 과일 중 하나인 멜론은 국내에서 30년 이상 재배되면서 국산 과일로 정착됐다. 그 인기도 매년 높아지고 있다.

롯데마트에서 2013년 멜론 매출 신장률은 15.9%였다. 2014년은 전년에 비해 매출이 30.7%나 오르더니 지난해에는 그 신장률이 43.5%까지 올라왔다.

멜론의 인기 배경에는 신상품 개발에 관한 노력과 재배지 확대 등이 있다. 멜론 재배가 국내에 정착하던 시기만 해도 재배지는 전남 곡성과 경북 고령 등 남부지역이었다. 몇 년 사이 한반도가 아열대성 기후에 진입하면서 멜론 재배 한계선에도 변화가 생겼다. 멜론 재배 한계선이 점점 북상하더니, 국내의 최북단이라 할 수 있는 강원도 양구군에서까지 멜론 재배가 성황이다. 한국전쟁의 치열한 상흔을 상징하는 양구의 펀치볼 지역이 국내의 대표적인 멜론 재배지가 됐을 정도다. 2007년 2년간 시험재배를 거쳐 멜론 재배를 성공시킨 양구군은 수박과 사과, 곰취, 아스파라거스와 더불어 멜론을 5대 전략 작목으로 선정할 정도로 멜론 재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멜론 재배지 북상은 다양한 품종 개발로도 이어졌다. 멜론 재배 가능 지역이 넓어지면서 이색 멜론을 고부가가치 작목으로 내세우는 곳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가장 친숙한 멜론 품종인 머스크멜론 외에도 그물 무늬 없는 백자멜론부터, 껍질이 노란 양구멜론, 남원에서 많이 나는 메로니카 멜론 등이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신품종 멜론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뜨겁다. 2014년 롯데마트에서 머스크멜론의 매출 신장률은 12.3%였는데, 신품종 멜론은 261.8%나 됐다. 지난해에도 머스크멜론의 매출 신장률(34.5%)보다 신품종 멜론의 매출 신장률(52.4%)이 월등히 높았다. 신품종 멜론의 활약이 전체 멜론 매출 신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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