뭣이 중헌디? 모바일이 중허다…방송사, 모바일 콘텐츠 도전기

[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리모콘을 잡던 손으로 이젠 스마트폰을 쥔다. 볼록 나와 있는 버튼이 사라진 자리에는 엄지족들의 가벼운 터치만 남았다. 급속도로 브라운관을 이탈하는 상황에서 방송사들이 TV에서 모바일로 채널을 돌린 시청자 잡기에 나섰다.

너도나도 ‘모바일’, MCN부터 방송사 자체 제작 모바일 콘텐츠까지= 지난 한 해 방송가의 화두는 MCN이었다. 가장 발빠르게 MCN사업으로 모바일에 발을 담근 건 KBS였다. 지난해 7월 MCN(Multi Channel Network) 사업의 일환으로 ‘예띠 스튜디오’를 출범, 1인 콘텐츠 제작자들과 온라인 기반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이를 위해 1인 크리에이터 선발 오디션까지 마친 KBS는 이들을 적극 지원해주는 형태로 MCN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아프리카 TV의 BJ들이 채널만 옮겨 방송하는 셈이다. 

[사진=윤병찬 [email protected]]

더 나아가 MBC는 올해 2월 모바일 전용관 ‘엠빅 티비(MBing TV)’를 오픈하고 ‘꽃미남 브로맨스’ 등 모바일콘텐츠를 선보였다. 모바일 플랫폼의 장점을 십분 활용해 음악방송의 직캠 영상이나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무대 뒤 대기실의 모습을 보여주는 콘텐츠를 만들었다.

최근 SBS와 JTBC는 1인 콘텐츠 제작자가 아닌 연예인과 사내 아나운서를 모바일 콘텐츠로 출격시켰다. 기존 다른 곳에서 방송을 해오던 1인 제작자들과 함께 하는 MCN과 달리 방송사 주도로 캐스팅, 콘텐츠 구성까지 처음부터 직접 제작한다는 점이 다르다. 스케일은 더 커졌고 방송콘텐츠와 견주어 손색없을 만큼의 퀄리티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모바일은 TV의 대안= ‘스브스 뉴스’로 보도 부문에서 성공적으로 온라인 시장에 안착한 SBS가 본격적으로 모바일에 뛰어들었다.

지난 20일 SBS는 모바일 콘텐츠 브랜드 ‘모비딕(Mobidic)’을 론칭했다. 편성된 콘텐츠는 양세형이 진행하는 ‘양세형의 숏터뷰’, 홍석천의 ‘경리단길 홍사장’, 조세호, 남창희, 양세찬, 이용진, 이진호가 진행하는 ‘한곡만 줍쇼’, 아이오아이가 진행하는 ‘IOI의 괴담시티’ 등이 있다. 영상의 길이는 5분 내외다. 

[사진=SBS 제공]

‘모비딕’을 기획한 박재용 SBS 모바일 제작 CP가 말하는 모바일 콘텐츠는 “TV 문법이 아니라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는 직설화법”이다. “방송에 비해 수위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편성과 편집이 이루어지고 모바일 이용자들의 생활 습관에 맞게 출퇴근 시간에 배포를 하는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모비딕’은 기존의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했던 제작진과 외부 모바일 제작자들이 모여 팀을 이뤘다. 방송 콘텐츠 제작 노하우를 기반으로 모바일에 특화된 영상 제작에 힘쓰겠다는 전략이다. 추후 모바일 어플리케이션까지 만드는 것을 목표로 우선은 포털과 SNS, 유튜브, 아프리카 TV 등을 통해 배포할 계획이다. 확산성면에서 모바일 콘텐츠의 한류를 위해 외국어 자막 등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박재용 CP는 “모바일 시장은 방송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이탈하는 젊은 시청자들을 수용할 수 있는 젊은 매체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며 “콘텐츠를 소비하지 않는 게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 소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질 좋은 모바일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방송사의 책무”라고 밝혔다.

모바일과 TV는 ‘공생’ 관계= 지난 22일에는 JTBC가 ‘짱티비씨’라는 모바일콘텐츠를 선보였다. JTBC 아나운서 장성규의 1인 방송을 하는 콘텐츠로 아프리카 TV, 페이스북, ‘짱티비씨’ 페이지 라이브에서 한시간 여 동안 생중계를 한 뒤 SNS에 3~5분 내외의 클립을 배포하는 방식이다. 마술쇼, 인터뷰, 점집 찾아가기 등 다양한 소재를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JTBC 제공]

JTBC의 경우에는 기존 방송 콘텐츠 제작자들이 아닌 베테랑 모바일 제작자들로 모바일 시장에 뛰어들었다. 방송 콘텐츠 제작과 모바일 콘텐츠를 제작하는 건 그 DNA가 다르다는 생각에서 였다. JTBC 최초 MCN 콘텐츠라고 소개했지만 KBS가 1인 크리에이터에게 전적인 제작을 맡겼고 SBS가 기존에 방송 예능을 만들던 제작진의 노하우를 활용했던 것과는 다르다. JTBC는 모바일에 베이스를 둔 모바일 특화 인력을 외부에서 적극 끌어들여 제작부서가 아닌 ‘디지털 기획팀’이 모든걸 운용하고 있다.

JTBC도 모바일이 방송의 대안이라는 점은 부정하지 않았지만 조금 다른 입장이었다. 반응이 좋을 경우 다시 TV 콘텐츠로 옮겨온다는 청사진이다. 

[사진=JTBC 제공]

서계원 JTBC 디지털기획팀 과장은 “모바일은 방송의 미래의 모습”이라며 “방송국들이 없어지는게 아니라 당분간은 계속해서 헤게모니를 갖고 가지만 신문이 그랬듯 멀리 보면 방송도 온라인 시장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전제 조건하에 대비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모바일과 방송은 상호배타적인 관계가 아닌 공생 관계라고 강조했다. “모바일로 흐러가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사람들이 모아니면 도, 즉 모바일이 약해지면 방송콘텐츠는 약해질거라 생각하지만 그게 아니”라며 “실제로 모바일 쪽에 클릭수가 늘어나면 방송이 오히려 주는게 아니라 반대로 유입되기도 하는 등 방송에 주는 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모바일과 방송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양쪽이 상부관계로 갈 수 있는 플랫폼”이라며 “세상이 바뀌더라도 TV 플렛폼은 살아 남고 시청자는 양쪽 모두에 존재하기 때문에 모바일이라는 플랫폼이 하나 더 생겨서 그걸 이용하는 분들을 위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지 방송용 콘텐츠를 죽이는 방향으로 가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모바일 콘텐츠를 독립적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방송쪽이랑 어떻게 연계할 수 있을까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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