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위 중산층’ 비율 35년 새 2배로…부의 양극화 심화

미 소득 계층 변화
미국 계층별 비중 변화[어번 인스티튜트 보고서 캡처]

미국 인구에서 연간 가구소득이 1억 원~4억원 인 상위 중산층이 차지하는 비율이 35년 사이 2배로 늘어났다고 미 CBS뉴스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 보도했다.

연구기관 ‘어번 인스티튜트’(Urban Institute)의 스티븐 로즈 이코노미스트가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상위 중산층의 비중은 1979년 12.9%에서 2014년 29.4%로 늘었다.상위 1%의 부자 비율도 0.1%에서 해가 갈수록 늘어나 2014년에는 1.8%까지 확대됐다.

반면 중위 중산층(38.8%→32.0%), 하위 중산층(23.9%→17.1%), 빈곤층(24.3%→19.7%)의 비율은 쪼그라들었다.

로즈는 2014년 기준 연간 소득(3인 가구)이 10만∼35만 달러(1억1천만∼4억1천만 원)인 가구를 상위 중산층으로 정의했다.상위 중산층은 넓은 집에서 고급 가전을 이용하며 외식은 물론 휴가 중 해외여행을 하는 풍족한 삶을 누리는 집단이라고 CBS뉴스는 설명했다.

중위 및 하위중산층은 각각 연 소득이 5만∼9만9천999달러, 3만∼4만9천999달러인 가구가 속했으며 빈곤층은 한 해에 3만 달러도 채 못 버는 가구로 정의됐다.

상위 1%와 상위 중산층의 비율이 늘어난 만큼 중위 중산층 이하 가구가 줄어들었다는 것은 부의 양극화가 더 심해졌다는 뜻이다.

1979년 상위 중산층의 수입이 미국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였는데 2014년에는 전체의 50%가량으로 늘어났다. 상위 1%의 수입 비중도 0.4%에서 11%로 35년 사이 급증했다.

반면 중위 중산층 이하 가구들의 수입 비중은 1979년 70%에서 2014년 39%로 급감했다.워싱턴포스트(WP)는 부의 양극화 현상이 1980년대 중반에서 1990년대 후반 사이에 급속히 이뤄졌다고 설명했다.특히 상위 중산층 이상의 부상은 고등교육을 받고 발전된 사회에서 고급 기술을 가진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로즈는 분석했다.

2014년에 부자와 상위 중산층 10명 가운데 6명꼴로 대학 학위 이상을 가진 것으로 나타나 1979년(30%)과 비교해 배로 늘었다.상위 중산층의 증가는 지난달 나온 퓨 리서치 센터의 조사에서도 나타났다.당시 대도시 203곳의 조사에서 중산층의 축소가 주목됐는데 이는 상위 계층으로 이동한 가구가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상위 중산층의 급증은 최근 미국 대통령 경선 과정에서 부각된 이른바 ‘트럼프 현상’과 같은 미 정치 지형의 격변과 부의 불평등에 새로운 시사점을 던져주기도 한다.

로즈는 “범위를 상위 1%로 제한하는 불평등 문제는 늘어나는 상위 중산층과 그 이하 계층 사이의 불평등을 무시한다는 점에서 큰 그림을 놓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민들이) 상위 1% 부자들에게 느끼는 분노는 상위 중산층을 향한 것보다 덜 하다”며 “상위 1%는 (서민들이) 닿을 수 없는 지점에 있지만 상위 중산층은 매일 생활하면서 교류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미 브루킹스 연구소의 리처드 리브스 선임연구원은 “상위 1%나 0.1%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급증하는 상위 중산층의 위상을 무시하면 “미국인 불평등과 관련한 진솔한 대화를 방해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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