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급품 쓰면 피부 망가져요” … 군필자만 아는 현역 장병의 마음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군생활은 피부의 적이다. 유격훈련, 민생지원활동 한 번이면 피부는 까맣게 탄다. 위장크림은 구두약과 분간이 안된다. 한 번 바르면 피부는 엉망이 된다. 잘 지워지지도 않는다. 당직 근무는 곧 밤샘, 피부에 좋은 영향을 미칠리 없다. 미용 용품을 들고 훈련소에 입소하면 “사제품은 안된다”는 불호령이 떨어진다. 이에 많은 군인들은 지인이 보내주는 이미용품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필자들이 꼭 필요한 군대용품으로 ’뷰티제품‘을 꼽았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옥션이 ‘호국보훈의 달’을 기념해 병무청과 함께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위는 응답자의 31%를 차지한 뷰티 용품이었다. 2위와 3위로 과자 등 식품류(24%)와 샴푸 등 생활용품(15%)이 올랐다.

한 화장품 광고는 군 장병들이 좋아하는 아이돌을 모델로 사용했다.(사진=더 페이스샵 제공)

특히 군필자는 뷰티 용품(26%)을 1위로 꼽았고, 군미필자들은 식품류(32%)를 1순위로 선택하며 차이를 보였다.

현역 장병의 아픔은 군필자가 가장 잘 아는 법. 설문조사에서 뷰티용품을 1위로 뽑은 군필자들은 부대 내에서 뷰티 용품을 조달할 수 없다고 했다. 그루밍족(Grooming族)이 늘어난 최근의 환경에 역행하는 모습이다.

군필자들은 대부분의 장병이 ’싸제(사제품의 군대 은어)’ 미용용품을 쓴다고 했다. 연천에서 군복무를 마친 한 군필자는 “백옥피부도 훈련소 5주면 현무암이 된다는 유머가 있다”며 “보급품을 쓰면 피부가 망가진다”고 했다. 다른 장병은 “충성마트(PX)에는 세척용품만 잔뜩 있다”며 “세탁세제를 사용하는 데 쓴다. 미용품은 밖에서 조달한다”고 밝혔다.

군필자들은 장병의 필수품으로 미용용품을 꼽았다. (사진=옥션 제공)

실제 국군복지단이 운영하는 PX에는 장병들이 선호하는 i사의 위장 크림 등 미용용품이 입점해 있지 않다. 비누 샴푸 등 세면용품과 세탁 세제가 많은 편이다.

이에 화장품업계는 장병들의 마음을 겨냥한 마케팅에 나선다. LG생활건강과 더페이스샵, 비욘드 등 업계는 미용품 소비가 많은 10월과 11월이면 할인 행사에 나선다. 아모레퍼시픽은 멀티브랜드숍 아리따움과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의 매장을 방문하는 군 장병들이 남성제품 전 품목과 밀리터리 제품 구매 시 30%의 특별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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