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운명의 날 ①]운명의 날이 밝았다…英 불안감 고조되면서 줄서고, 밤새고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영국이 EU 회원국으로 남아야 하는가? 아니면 EU를 떠나야 하는가” 이 질문 하나에 영국과 유럽연합(EU)의 운명이 갈린다. 그러나 “남아야 한다(Remain)” “떠나야 한다(Leave)” 두 개의 선택지는 투표 당일인 23일(현지시간)에도 여전히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팽팽하게 맞서 있다.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EU 탈퇴) 상자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판도라의 상자는 24일(현지시간) 오전 7시, 한국시간으론 24일 오후 3시에 열린다.

어느 누구도 영국과 EU의 운명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몰리자 영국은 극도의 불안감이 묻어나고 있다. 영국 국민들이 “떠나야 한다”는 쪽에 손을 들 경우에 대비해 벌써부터 대비책 마련에 분주하다. 폭락할지 모르는 영국 파운드화 가치에 미리 달러로 환전하려는 이들로 환전소는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고, 은행들은 벌써부터 강도 높은 스트레스 테스트에 나섰다. 글로벌 투자사들과 헤지펀드들은 역사적인 밤을 앞두고 밤샘 근무 준비에 들어갔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환전소 앞에는 줄이 길게 늘어섰다. 브렉시트 발생 시 크게 가치를 상실할 수 있는 파운드화를 달러 등 다른 통화로 바꿔두려는 행렬이다. 


투표를 목전에 앞둔 상황에서 여전히 팽팽한 여론조사 결과에 긴장감은 한층 고조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4건의 여론조사에서 찬반이 2%포인트 범위 내 우위가 엇갈리는 등 투표는 초박빙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오피니움이 22일(현지시간) 발표한 설문조사에서는 EU 탈퇴 지지율이 45%로 나타나 잔류 지지율 44%를 1%포인트 앞섰다. TNS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탈퇴 지지율이 2% 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밤 발표된 유고브 온라인조사에서는 EU 탈퇴가 2%포인트, 서베이션 조사에서는 EU 잔류가 1%포인트 각각 앞서는 것으로 나왔었다. 하지만 모두 오차범위 내에 있다.

긴장된 분위기에 금융업계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의 악몽을 다시 떠올리고 있다. 머빈 데이비스 전 스탠다드 차타드 회장은 “모두들 2008년과 같이 시장이 얼어붙을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료=123rf]

은행들은 강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하며 ‘전쟁 준비’에 나섰다. 지급준비금이 크게 줄어드는 경우를 상정하며 해결 가능한 시나리오를 모색하고 있다. 은행들은 감독기관들이 파운드화 가치가 20% 떨어지는 상황을 가정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여느 때와는 다른 중요한 밤을 앞두고 금융업계에서는 밤샘 근무에 대비하는 곳도 많다. 시티그룹, JP모건, 골드만삭스, 모건 스탠리의 고위직 간부들은 사무실에 밤새 머물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영국 시장 마감, 개장 시간을 고려해 교대 근무 체제에 들어간 기관들도 있다.

JP모건은 호텔방까지 예약하며 근무 준비 태세를 갖췄고, 시티그룹은 영업, 거래 부문 직원들이 24일 새벽 4시 이전에 출근할 수 있도록 택시를 마련해 뒀다. 환전, 환율시장 관련 업무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거래처들도 대비에 나섰다. IG 그룹이나 CMC 마켓 등은 추가 인원을 배치해 두고 서비스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그랜트 폴리 CM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직원들이 사무실 근처 호텔방에 머무를 수 있도록 비용 지원을 했고, 음식도 주문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