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또 오해영’, 한태진 입장에서 보는 멜로적 상황

<이 글은 한태진 입장에서 쓴 기사다. 다시 말해 한태진 캐릭터에 빙의한 글이다. 따라서 오해영과 박도경의 케미에 흠뻑 빠져 있는 사람들은 이를 감안하시고 읽으시길 바란다.>

[헤럴드경제 =서병기 선임 기자]tvN ‘또 오해영’은 연장하면서 긴장감이 떨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조금 시간을 끄는 느낌은 있고, 이야기 전개가 약간 패턴화되기도 한다.

13회부터 나오는 듯한 그 패턴은 이런 것이다. 처음에는 전편에서 이어지는 이야기로 긴장감과 임팩트를 준 다음, 오해영(서현진)과 도경(에릭)의 달달한 연애 장면이 나오고, 그러다가 둘중 한 명이 차갑게 굴고, 극이 끝나기 전 마지막에는 도경의 꿈 이야기로 다시 불안감과 긴장감을 조성한 채 끝난다. 그러는 동안 이야기는 별로 진행이 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코물이 16회를 방송했는데도 결말의 궁금증과 긴장도가 여전히 살아있다는 건 대단한 일이다.

‘또 오해영’의 마지막 극성 강화에 큰 역할을 하는 사람이 한태진(이재윤)이다. 멜로 구도의 네 인물중에서 예쁜 오혜영(전혜빈)은 캐릭터가 서서히 정리되는 분위기이며, 해영-에릭의 멜로 결말에 태진이 끼어있다.

정 회장의 실체를 에릭이 알게되면서 약간의 상황 변화가 예상될 수 있으나, 해영-에릭의 해피엔딩과 새드엔딩을 결정짓는 인물은 태진이다.


태진은 이 드라마에서 지금 치고 나오면 곤란해질 수 있다. 많은 시청자들이 해영-에릭의 행복을 보고싶어한다. 태진의 복수와 집착이 찌질해지는 듯한 느낌(아니, 제작진이 그렇게 만들어가는 느낌)으로 가고 있는 것도 충분히 이해될 수 있다.

한태진의 고민은 오해영의 전 애인에서 현 애인이려고 하는데 있다. 남자로서 사업이 망하자 자신과 결혼할 여자에게 “먹는 게 꼴 보기 싫어졌다”고 말해 여자가 자신을 포기하게 만들었다. 사랑하는 여자를 옥바라지까지 시킬 수 없어서다.

하지만 오해영에게 이 말은 멜로 사망선고였다. 사랑을 복원시킬 수 없는 말이다. 그 사이 해영에게는 에릭이라는 새로운 남자가 나타났다.

한태진은 사업이 망했고, 그것 때문에 결혼을 못하게 됐으며, 교도소에 갔다 왔다. 그 사이 함께 회사를 꾸려나갔던 친구가 사장이 돼 잘나가고 있다. 또 자신을 망하게 한 그 남자(도경)는 한때 자신과 정혼자였던 여자와 뜨거운 사랑을 나누고 있다. 뚜껑이 열릴 일이다.

그래서 태진은 도경에게 수시로 찾아가 폭행을 가하지만, 도경은 “충분히 그럴만하다”면서 자신을 더 때려달라며 몸을 내놓는다. 이쯤 되면 태경은 복수 의욕은 한풀 꺾이겠지만, 그렇다고 지금의 역전된 상황을 쉽게 잊기도 힘들다. 아, 어떡해야 하지.

여기까지가 태진의 입장이다. 기자가 보는 입장을 추가하겠다.

한태진이라는 인물은 말이 별로 없는 사나이다. 자세히 설명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책임감은 강하고 실천만 있다. 이를 말로 상세히 설명하지 않는 과묵한 남자다.

과거에는 이런 남자가 정말 멋있는 남자였다. 남자가 말을 많이 하는 자체가 별로였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방식과 선택은 오해 등 예측치 못한 상황을 불러올 수 있다. 여자에게 사업이 망했다는 사실을 그 당시에 솔직히 털어놓고, 이를 어떻게 헤쳐나갈지를 ‘함께 고민하는 남자’가 되어야 한다. 태진의 의도와 진심만은 충분히 알 수 있지만, 마음의 정리가 되지도 않으면서 무턱대고 대책 없이 물러날 일이 아니다.

앞으로 태진이 “넌(해영) 오늘 여기 오지 말았어야 해”라는 말이 어떻게 구체화될지 모르지만, 17~18회(마지막회)에는 태진이 복수를 좀 살살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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