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최고 갑부 리카싱 “법인세 인상해야”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홍콩 최고 부호 리카싱이 법인세를 올려 가난히 이들을 도와야 한다고 밝혔다.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자세다.

블룸버그통신은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이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기업들에게 1% 혹은 2%의 세금을 더 물리면 가난한 이들이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고 22일 전했다.

리 회장의 발언은 미래 세대를 염두에 둔 것이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가 젊은이들에게 적합한 정책을 펴는 것”이라며 “특히 젊은이들에게는 기회와 희망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

극심한 홍콩의 양극화가 법인세 인상 필요성을 언급하는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홍콩에서는 10명의 최상위 억만장자들이 연간 국민총생산(GDP)의 약 35%를 가져간다.

낮은 법인세율에 억만장자들로서는 부를 창출하기가 한층 더 쉽다. KPMF에 따르면 홍콩은 법인세율이 16.5%로 세율이 가장 낮은 곳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은 40%, 세계 평균은 23.6%다. 리 회장의 말대로 1~2%가량 인상해도 다른 국가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리 회장의 발언은 지난 3월 미국 뉴욕의 부호들이 세금 요구를 자청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이들의 증세 요구도 부의 재분배가 목적이었다.

당시 뉴욕주 갑부 40여명이 주지사와 주의회에 이른바 ‘상위 1% 부유세’를 부과해달라는 청원서를 냈다. 이들은 어린이 빈곤과 노숙자 문제와 노후한 교량, 터널, 상수도, 도로 등 사회기반시설 보수 등에 재정 추가 투입이 필요하다며 자신들은 뉴요커로서 공정한 몫을 부담할 능력과 책임을 지니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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