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전문가 “북한 무수단, 그리드핀으로 기술진전”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북한이 지난 22일 발사해 고도 1400여㎞까지 도달한 무수단에 대해 군 당국이 “엔진 성능에 진전이 있었고, 비행 안정성이 개선됐다”고 평가하고 그 이유에 대해 “그리드핀 기술이 사용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군 전문가는 24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을 시험발사한 목적은 엔진성능 검증과 최대 비행거리 검증 등 2가지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지금까지 군에서는 북한이 4번이나 무수단 실패에 실패한 원인으로 엔진연료 계통의 이상 여부, 비행안정성 문제 등에 주목해왔는데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서 그리드핀(격자형 날개ㆍgrid fin) 형상의 특이점이 포착됐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리드핀은 미사일 끝 부분에 달린 파리채 형상의 격자형 날개다.

북한군이 지난 22일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이 전문가는 “북한이 공개한 무수단 사진을 유심히 보니 제일 아랫단에 그리드핀이 달려 있었다”며 “그리드핀은 현대 미사일 개발 단계에서 통상적으로 보기 어려운 생소한 기술로 옛 소련이 사용했던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비행체가 직경이 크고 길이가 짧을 경우 미사일을 설계하는 입장에서 안정성이 떨어진다”며 “미사일이 자기 궤도에 맞게 날아갈 수 있도록 안정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이 그리드핀이 한다”고 했다.

그는 “북한 무수단에는 그리드핀 6개가 달려 있다”며 “그리드핀을 달면서 미사일이 비행 중 맞게 되는 압력의 분포를 안정화해 결과적으로 미사일이 안정적으로 날아가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북한 조선중앙TV 역시 무수단 미사일에 대해 보도하며 ‘안정성을 개선했다’는 표현을 썼는데 그게 바로 이 그리드핀의 사용과 연관되지 않았나 보인다”며 “사진으로 봐서는 8개처럼 보이는데 실제로는 6개이며,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인 KN-02에는 4개의 그리드핀이 달려 미사일 방향제어 등에 쓰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드핀이 관제소와 교신하며 미사일의 방향과 자세 등을 제어하려면 4개가 장착되나 6개나 8개가 장착되면 이런 기능 없이 고정식으로 장착돼 안정화 역할만 한다. 이번 무수단에 달린 그리드핀은 고정식이라는 게 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그는 “고정식 그리드핀은 순전히 무게 중심을 맞추기 위해 사용되는데 미사일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게중심과 공역학적(공기저항을 받는 상태) 중심”이라며 “그리드핀은 장착됨으로써 미사일의 공역학적 중심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결론적으로 발사된 미사일의 비행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수단 엔진 성능에 대해서는 “일정 수준의 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판단되며 최대 사거리 능력(약 3500㎞)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정보자산으로 파악한 결과 최대 고도도 북한이 주장한대로 약 1400㎞ 정도 올라간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그리드핀은 요즘 미사일 제조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옛 방식”이라며 “그리드핀을 달면 비행 안정성은 높아지지만 공기저항을 받아 속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리드핀에 대해 이 전문가는 “우리 미사일 개발이나 국제 추세가 그리드핀은 쓰지 않는 방식이지만 북한 무수단은 구소련의 R-27을 카피한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설계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의 러시아도 옛 소련 당시 쓰던 그리드핀 관련 기술을 지금은 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무수단의 제원에 대해서는 전체길이 12m, 중랑 18~20t 범주로 파악했다.

우리 측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른 무수단 최대 속도는 마하 15~17사이인 것으로 파악됐다. 무수단보다 추력이 더 강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경우 최대 속도가 마하 24에 이른다.

그는 “무수단이 대기권에 재진입하며 약 7000도 가량의 엄청난 열과 압력을 받으면서 속도가 느려지고, 남한 지역으로 쏘려면 상당히 높은 각도(약 85도 전후)로 쏴야 해 체공시간이 길기 때문에 충분히 요격 등으로 대비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사드의 무수단 요격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사드는 마하 7~8의 속도로 비행해 적 미사일을 맞추지만 적 미사일과 반대편에서 날아가는 특성상 마하 14 전후의 미사일까지 요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무수단은 불과 6발의 발사 끝에 1발이 일부 진전을 보인 것으로 북한이 앞으로 시험발사를 추가로 실시해 신뢰성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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