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운명의 날]‘분열 책임’ 떠안은 캐머런 총리 앞날은?…국민도 안방도 모두 분열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23일(현지시간) 치러진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초접점 양상으로 펼쳐지면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에 대한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캐머런 총리 자신이 놓은 덫에 스스로 걸렸다는 것이다. 국민투표 최종 결과가 잔류로 나오더라도 지금 상황에선 근소한 차이의 찜찜한 승리가 될 것으로 보여 캐머런 총리에 대한 책임론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4일 새벽 3시(현지시간ㆍ한국시간 오전 11시) 현재 총 382개 개표센터 가운데 151개 센터의 개표 결과가 발표된 가운데 잔류와 탈퇴가 각각 49%, 51%를 나타내고 있다. 앞서 한국 시간 10시 30분 께 잔류와 탈퇴가 각각 51.1%, 48.9%였던 것이 10분 뒤에는 잔류가 50.6%, 잔류가 49.4%로 집계되는 등 대혼전이 이어지고 있다. ‘잔류→탈퇴→잔류’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는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

▶스스로 덫에 걸린 캐머런…책임론 부상=이에 따라 캐머런 총리에 대한 책임론도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캐머런 총리 자신이 놓은 덫에 스스로 걸렸다고 지적했다. NYT는 그러면서 영국의 다음 세대와 전 세계에 미칠 파급력이 크다면 위험이 낮은 방법을 선택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애초에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공약으로 내놓은 것이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지적이다.

캐나다 시사주간지 맥클린스는 캐머런 총리를 ‘브렉시트 최대 루저’라고 표현하며, 만약 영국이 EU에 잔류하거나 탈퇴하는 어느 쪽의 상황에서도 캐머런 총리의 이기적인 정치적 동기에 의해 한 나라의 운명이 결정된 꼴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의 칼럼니스트 마틴 울프도 “내 인생에 있어 영국 정부의 가장 무책임한 행보는 이번 국민투표”라며 “투표 결과는 완전한 파괴뿐 일 것”이라고 논평했으며, 영국 일간 선데이타임스는 ‘캐머런의 일곱 가지 실수’를 짚으며 그 중 첫 번째로 애초 국민투표를 공약을 꼽았다.

영국 런던대학의 팀 베일 정치학 교수는“EU 잔류가 결정되더라도 EU 탈퇴를 주장한 영국 내 유럽 회의주의자들이 그의 사퇴를 끊임없이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회생 가능성도…하지만 보수당은 이미 분열= 보수당 내에서 ‘EU 탈퇴’를 지지했던 의원 84명은 이날 투표 직후 캐머런 총리에게 공동서명이 담긴 서한을 보냈다. ‘EU 탈퇴’ 캠페인을 진두지휘한 보리스 존스 전 런던시장, 마이클 고브 법무장관도 서명에 참여했다.

이들은 “국민들이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캐머런 총리가 나라를 계속 이끌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국민투표는 캐머런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마저 탈퇴진영, 잔류진영으로 갈라놨다. 투표 결과 탈퇴로 결정날 경우 캐머런 총리는 사퇴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였다. 하지만 같은 당 의원들은 투표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캐머런 총리 지지 서명을 내보내 캐머런 총리에게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파이낸셜타임스(FT) 따르면 EU 탈퇴를 지지하는 보수당 의원 중에 60여명은 서명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는 캐머런 총리 신임 투표를 이끌어내기 충분한 숫자다.

서명에 참여하지 않은 데이비드 다비스 의원은 “비굴한 편지에 서명하지 않겠다”면서 “결과에 상관없이 총리직을 유지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만 굳이 편지로까지 써야 하느냐”고 말했다.

노동당은 보수당 의원들의 서한에 대해 나라의 미래보다는 권력유지에 사로잡혀있다고 비난했다.

톰 왓슨 노동당 부대표는 “국민투표가 영국을 더욱 갈라놨다”며 “향후 4~6주간 갈라진 민심을 통합하기 위한 캐머런 총리의 리더십이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BBC방송 역시 “투표 결과 잔류로 결정나더라도 캐머런 총리의 앞에는 국민과 보수당 재통합이라는 어려운 과제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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