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협박, 英 모든것 얻었다

EU규제 벗어날 안전장치 확보
세금·금융규제 피난처 가능성

모든 것이 영국의 계획대로 이뤄질 것인가? 영국과 유럽연합(EU)의 운명을 가를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에서 영국민들이 잔류에 손을 들 경우 실리는 영국이 챙기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U에서 나갈 수 있다”는 협박만으로도 영국이 EU로부터 얻을 것은 모두 얻었다는 주장이다. 심지어 영국이 향후 EU의 신규 규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안전장치도 확보해 영국이 사실상 ‘규제 피난처’로 기능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영국 내부적으로는 탈퇴와 잔류를 놓고 극심한 갈등을 빚었지만, 경제적인 실익 측면에서만 보면 영국으로선 그리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었다는 얘기다.

영국은 지난해 부터 EU와 개혁 협상을 벌였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지난 총선에서 2017년까지 EU와 개혁 협상을 벌이겠다고 공약한 데 따른 것이다. 캐머런 총리는 특히 협상 과정에서 영국이 EU에 남기 위해선 EU로부터 이민자 문제 등에서 최대한 자율권을 얻어야 한다고 버텼다. 당초 독일 등 유럽 각국은 캐머런 총리의 이같은 주장에 냉담한 반응을 보였지만, 영국의 EU 탈퇴 가능성에 끝내 캐머런 총리에 힘을 실어 줬다. 협상은 1년여를 끌다 지난 2월 19일 극적으로 타결됐다.

당시 영국 내부의 EU 회의론자들은 새로운 내용이 없다며 개혁안을 비판했지만, EU가 영국의 탈퇴를 막기 위해 상당 부분을 양보했다는 평가도 있다.

개혁안에 따르면 영국은 이주민에 대한 복지혜택을 4년간 제한할 수 있으며 최대 7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또 EU 이주민의 자녀가 본국에 거주 중일 경우 줘야 하는 양육수당도 그 나라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영국처럼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는 국가들을 유로존의 차별로부터 보호하는 안전조항도 담아, 유로존이 내린 결정이 영국에 피해를 줄 경우 이를 거부할 수 있게 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무엇보다 캐머런은 EU 신규 규제가 주는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장치를 따냈다”고 보도했다. 다른 회원국들이 세금이나 금융 규제를 받게 될 때 영국이 이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톰슨로이터도 “영국이 사실상 규제 피난처로 구실할 가능성이 있다”며 기업들을 끌어들이는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성훈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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