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법ㆍ현대법ㆍ롯데법ㆍ옥시법…대기업 옥죄는 규제법 봇물

[헤럴드경제=김상수ㆍ이슬기 기자]‘거야(巨野)’가 재벌기업을 겨냥한 규제법안을 연이어 발의했다. 야권은 20대 국회에서 경제민주화, 공정성장 등을 기치로 내걸며 대대적인 규제를 예고했다. 발의 취지부터 특정 기업명을 거론하는 등 강도 높게 나설 태세다.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은 일감몰아주기의 규제대상 계열회사 지분요건을 기존 20~30%에서 10% 이상으로 강화하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 의원은 발의 취지에서 삼성과 현대를 직접 거론했다. 그는 “삼성SNS와 현대엠코가 삼성SDS, 현대엔지니어링에 합병하는 식으로 총수일가 지분율을 낮춰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회피하고 있다”고 했다. 


‘롯데법’도 있다. 김 의원을 비롯, 야권 의원 14명이 발의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대기업의 총수일가가 소유한 국외 계열사의 지분구조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법안 발의 취지에서 “호텔롯데를 지배하는 일본 롯데홀딩스가 일본 비상장사인 광윤사의 소유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 전반의 소유구조가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을 계기로 대기업의 해외 계열사 지분구조 공개를 의무화하겠다는 취지다.

직접 기업명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법안 취지 자체가 특정 기업을 염두한 법안도 상당수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소위 ‘삼성생명법’을 발의했다. 보험사의 계열사 지분 보유율을 취득원가가 아닌 시가로 계산하는 내용이다.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율 변동을 가져올 법으로, 법이 통과되면 삼성그룹 지배구조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더민주 박영선, 박용진 의원이 각각 발의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삼성법’이다. 이 법이 통과되면 삼성그룹 공익법인이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에 대한 의결권이 제한된다. 박용진 의원은 발의 취지에서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삼성생명공익재단을 동원해 3000억원에 달하는 삼성물산 주식을 매수했다”며 삼성그룹을 예로 들었다.

‘옥시법’도 연달아 발의됐다. 소비자집단소송법(서영교 더민주 의원 등), 징벌적 배상법안(박영선 더민주 의원 등), 제조물 책임법 일부개정안(백재현 더민주 의원 등)이 그 예다.

한편, 박영선 더민주 의원,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이 가장 활발히 대기업 규제법을 발의해 눈에 띈다. 지난 23일 기준으로 20대 국회에서 현재까지 발의된 법안 중 대기업 규제를 담은 법안은 최소 26건. 그 중 박 의원과 김 의원이 대표발의한 게 각각 5건이다.

박 의원은 상법 개정안, 공정거래 개정안,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 법인세법 개정안, 징벌적배상법안 등을 내놨다. 김 의원은 자본시장 및 금융투자업 개정안, 법인세법 개정안,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개정안 2건, 상법개정안 등을 발의했다. 가습기살균제 대책부터 롯데사태 후속조치, 삼성그룹 지배구조 등 법안이 다룬 영역도 다양하다.

한편, 이날 오전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국회를 찾아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권 지도부를 만났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권 협조를 요청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