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우커들 “왜 문 닫는 거죠?”…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폐점…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이렇게 브랜드가 많고 쾌적한 백화점이 왜 문을 닫는 거죠?”

지난 23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을 찾았다 월드타워점의 폐점 소식을 들은 요우커 위엔샨(袁善ㆍ28) 씨. 그는 ‘월드타워점이 문을 닫는다는 걸 알고 있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의아해 했다.

월드타워점이 오는 26일 영업을 종료하고 30일 문을 닫게 됐다. 지난 1989년 1월 롯데월드에서 문을 연지 27년, 2014년 10월 롯데월드에서 롯데월드타워로 확장ㆍ이전한 이래 약 600여일만의 일이다. 국내 매출 규모 3위, 면적 기준으론 국내 2위의 ‘뼈아픈 안녕’이다.

영업종료를 불과 사흘 앞둔 상황임에도 면세점은 평소와 다를 바 없이 많은 요우커들로 붐볐다. 화장품 매장마다 수십명의 요우커들이 직원의 설명을 들으며 물건을 고르고 있었다. 이미 구매를 마치고 대형 쇼핑백을 양손 가득 들고 있는 요우커들도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오는 26일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영업 종료를 맞게 됐다. 사진은 월드타워의 전경. 이상섭 [email protected]

지난 해 메르스 사태가 터지기 직전 월드타워점의 하루 평균 매출은 약 30억원. 메르스의 여파로 요우커가 급감하며 이후 매출은 하락세를 탔지만, 다시금 회복해 최근에도 하루 평균 20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매일 월드타워점을 찾는 외국인 단체 관광객만 4000~4500여명이다. 타 신규면세점이 1500~2000명인 것을 상기한다면 2배를 웃도는 규모다. 올해 1~5월 매출도 전년 동기대비 20% 증가했다. 단일 매장 매출로 따져보면, 소공점, 장충동 신라면세점 본점 등에 이어 세계 5위권을 바라본다. 

월드타워점 내부에 영업종료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상섭 [email protected]

상황이 이렇다 보니 월드타워점의 폐점을 의아해하는 요우커들이 적지 않았다. 작년에도 월드타워점에서 화장품 등을 구매했다는 요우커 판단단(潘丹丹ㆍ20) 씨는 “당시 가족과 친구들에게 월드타워점에서 구매한 마스크팩 등을 선물했는데 매우 좋아해 올해도 왔는데 곧 문을 닫게 돼 세일을 한다는 직원 설명에 놀랐다”며 “다른 지점을 찾아가야 하는 건지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위엔샨 씨도 “지금이야 세일을 해서 물건을 저렴하게 구입하는 건 좋지만 다음에 한국에 다시 왔을 때 이곳이 없으면 아쉬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 각 개별 브랜드에 고용된 직원들은 새로 문을 연 신세계ㆍ두산 등 시내면세점으로 대거 이동한 상태였다. 월드타워점에만 입점해 있는 아이소이 외 10개 브랜드들은 롯데가 책임지고 소공점과 코엑스에 팝업 매장을 열어주기로 결정했다.

몇 개월 전부터 각오하고 있었지만, 막상 폐점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직원들의 불안 컸다. 특히 월드타워점의 매출이 애비뉴엘과 월드몰 등 월드타워 전체 매출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매출 하락에 대한 우려가 상당했다. 롯데 관계자는 “집객 효과가 큰 면세점이 문을 닫게 되면 월드몰, 애비뉴엘 요우커 매출도 덩달아 줄게 될 것”이라며 “매출 적자가 50% 이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월드타워점 폐점이 롯데면세점 다른 점포는 물론 중ㆍ장기적으로 이용 고객들에게 영향 미칠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면세점의 명품가는 규모의 경제와 밀접하다. 여러 점포를 운영하면 대량구매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마진을 많이 남길 수 있어 고객에게도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다. 롯데면세점이 홍콩, 대만 등의 면세점보다 20% 이상 낮은 가격에 명품을 판매하면서 동시에 국내 면세점들 중 유일하게 10%의 영업이익 달성할 수 있는 이유다. 월드타워점이 폐점하면 가격 경쟁력은 자연스레 약화될 수밖에 없다.

월드타워점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특허 재획득에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어, 6개월 뒤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건 아닌가 걱정스럽다”면서 “(부정이라도 탈까봐) 폐점 얘기는 꺼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월드타워점은 폐점을 앞두고 고객 사은 차원에서 오는 26일까지 ‘땡큐 세일’을 열고 수입화장품 30%, 선글라스 60% 등을 할인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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