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상반기⑤] 조세호씨, 뭣이 중헌지 모르고, 안 오셨지 말입니다, 샤샤샤?

[헤럴드경제=고승희ㆍ이세진ㆍ이은지 기자] 유행어는 방송가와 가요계, 영화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올 상반기에도 대중문화계에서 촌철살인, 배꼽 잡는 유행어들이 넘쳐났다. ‘프로불참러’가 된 조세호는 울상이 됐지만 남들을 웃기는 데 성공했고, ‘뭣이 중헌지 모르는’ 사회를 향한 일침도 이어졌다. 의미 없는 의성어인 ‘샤샤샤’도 묘하게 사람들의 마음을 잡아끌었다.

‘프로불참러’ 조세호씨, 또 안 오셨지 말입니다=입에서 입을 타고 유행어가 만들어졌다. 과거 코미디 프로그램이 ‘독점’했던 방송가의 유행어는 전혀 다른 곳에서 태동했다. 


상반기 방송가를 강타한 유행어는 두 가지로 모아진다. ‘프로 불참러’ 조세호와 유시진 대위의 입을 통해 등장했다.

조세호는 올 한 해 ‘프로 불참러’로 거듭났다. 방송가를 종횡무진하는 예능인이지만 TV 프로그램에서의 두드러진 활약 없이도 1년 전 발언으로 뒤늦게 대국민 유행어를 만들어냈다. 지난해 16월 MBC ‘세바퀴’에서 조세호는 “왜 안재욱 결혼식에 오지 않았냐”는 김흥국의 질문에 “모르는데 어떻게 가냐”며 억울함을 토로했던 장면이 뒤늦게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조세호가 ‘불참의 아이콘’이 된 계기이자, ‘왜 안 왔냐’는 유행어가 탄생한 근원지가 바로 여기다. 연예인들이 동참했다. 배우 조승우, 안재욱을 비롯해 빅뱅의 태양도 함께 했다. 태양은 조세호의 SNS에 “형 저희 일본 팬미팅 왜 안오셨어요”라는 댓글로 유행어의 인기를 증명했다.


유시진 대위의 정체불명 군대 말투도 상반기 방송가를 장악했다. 지난 3~4월 안방극장을 뒤흔든 ‘태양의 후예’(KBS2)에서 송중기는 군인답게 군대식 말투를 주야장천 사용했다. ‘~하지 말입니다’가 대표적이다. 남성 시청자들은 너나없이 “군대에선 그런 말투를 쓰지 않는다”고 했으나, 송중기는 “군대에서 내가 자주 쓰던 말”이라고 강조했다. 전염병처럼 이 말이 히트했다. 고속도로엔 ‘졸리면 쉬어야 하지 말입니다’, ‘안전띠 매지 말입니다’라는 전광판이 등장했다. 광고 속 단골카피가 됐고, 연예인들을 통해 회자되니 환청이 들릴 정도였다.

“뭣이 중헌지도 모름서…”= 올해 가장 많은 ‘썰’들을 낳은 영화, ‘곡성’에서 최고 유행어도 함께 탄생했다. 주인공 종구(곽도원)의 딸 효진(김환희)이 귀신에 홀려 내뱉는 으스스한 한 마디. “뭣이 중헌디. 뭣이 중허냐고. 뭣이 중헌지도 모름서….”


이 말은 SNS나 방송 예능프로그램 자막, 기사 제목 등으로 무수히 패러디 되면서 인기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곡성’은 지난달 11일 개봉해 이달 23일까지 683만 명을 모아들이며 ‘롱런’ 중이다. 흥행 동력은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지만 ‘발 없는 말’인 유행어는 계속해서 퍼져 나가고 있다. 이제는 영화를 보지 않았더라도 “뭣이 중헌디” 한 마디는 알고 있고, 스스로 이를 요리조리 활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뭣이 중헌디”라는 대사는 구수한 사투리 억양, 짧고 강렬한 한 마디라는 점에서 유행어의 조건도 완벽히 갖췄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짧고 강한 인상을 남겨야 유행어가 될 수 있다”라며 “평이한 언어보다는 사투리로 한 대사가 훨씬 큰 반향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여러 사회문제에서 “뭣이 중헌지 모르고 알맹이만 쏙 뺀” 대책들이 난무하는 상황에 대한 불만도 이 유행어로 표출됐다는 평가도 있다. 정 평론가는 “사회가 복잡해지고 자신의 생각과 다르게 돌아갈 때가 잦다 보니 이 한 마디가 관객들에게 촌철살인으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히트곡 따라 유행어도, 트와이스 ‘샤샤샤’ 열풍= 상반기 가요계를 휩쓸고 간 트와이스가 남긴 건 노래 ‘치어 업(Cheer up)’만이 아니었다. 1위 타이틀뿐 아니라 애칭 격인 유행어도 얻었다. 이른바 ‘샤샤샤’ 신드롬이다.


‘샤샤샤’는 원래 트와이스의 노래 ‘치어 업’의 한 가사로 원래는 ‘샤이 샤이 샤이(SHY SHY SHY)’라는 가사에서 비롯됐다. 해당 대목은 ‘친구를 만나느라 샤이샤이샤이(Shy Shy Shy)’다. 트와이스의 일본인 멤버 사나가 혀 짧은 소리로 빠르게 발음하다 보니 음원에서는 ‘샤샤샤’로 들리게 된 것이다. 중독성 있는 반복되는 가사와 리듬, 귀여운 발음 때문에 ‘샤샤샤’가 빠르게 퍼지기 시작했다. 친구들과 주고 받는 메시지에서 문장 뒤에 ‘샤샤샤’를 붙이는 것은 물론 해쉬테그로 사진의 의미를 담는 SNS 인스타그램에도 수 많은 사람들이 ‘#샤샤샤’를 달면서 대새 유행어를 입증해 내고 있다. ‘샤샤샤’가 유행어가 되면서 사나까지 화제가 됐다. 눈을 살짝 감고 ‘샤샤샤’를 부르는 사나의 모습에 삼촌팬들은 “사나 없이 사나 마나” 등의 찬사를 보냈다. 이에 JYP는 발빠르게 해당 파트 안무를 사나의 ‘뿌잉 뿌잉’ 애교로 바꾸며 ‘샤샤샤’ 열풍을 더 확산시켰다. 이렇게 팬들 사이에서는 ‘샤샤샤’라는 말이 트와이스를 대변할 만큼의 위상을 갖게 됐다.

용례는 간단하다. 원래 가사에서 ‘부끄럽다’는 의미로 쓰였듯 해당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샤샤샤’를 문장 뒤에 붙여 쓰면 된다. 하지만 어느새 ‘부끄럽다’는 의미는 희미해지고 흥을 돋구는 추임새이자 의성어로 활용되고 있다.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그냥 문장 뒤에 ‘샤샤샤’를 붙여 리듬감을 더하면 그만이다. 밝고 활기찬 분위기를 그대로 전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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