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원리더’ 신동빈] 이번에도 웃은 신동빈…논란 자초한 신동주에 칼날 휘두를까?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삼판삼승. 형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그룹 경영권 다툼에서 이번에도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웃었다. 그러나 벌써 수 차례 반복된 ‘왕자의 난’에 신 회장이 이번에는 분쟁의 불씨를 완전히 꺼뜨릴 수 있을지, 다음 행보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25일 오전 일본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가운데 신 회장은 신 전 부회장이 제안한 자신과 쓰쿠다 다카유키 홀딩스 사장의 해임안에 대한 표 대결에서 또 한 번의 수성(守城)에 성공했다. 이번 해임안은 표면적으론 국내에서 불거진 비리에 대한 책임 묻기였지만, 실상은 경영권 분쟁이었다.

신 회장이 신 전 부회장에게 발목이 잡힌 것만 세 번째. 그때마다 신 회장은 발빠르게 대처해왔지만, 롯데그룹은 번번이 심각한 위기에 봉착해왔다. 그룹 안팎에서 더 이상의 경영권 다툼이 없어야 한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좌),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우)

이번 경영권 분쟁도 신 회장의 승리로 막을 내렸지만,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 지정 여부 등 향후 또 다른 다툼을 야기할 수 있는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특히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 문제는 신 회장으로선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도 곤란하긴 마찬가지다.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이 지정될 시엔 경영권 분쟁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할 수 있지만, 오너 일가와 경영진의 배임ㆍ횡령 의혹 등이 사실로 드러날 시엔 홀로 책임져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신 총괄회장의 성견후견인 지정이 되지 않는다면, ‘아버지의 뜻을 거슬렀다’는 비판 등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신 전 부회장은 일본에서 진행 중인 신 총괄회장의 롯데홀딩스 회장직 해임 무효 소송 등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여러모로 신 회장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25일 오전 일본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가운데 신 회장이 자신과 쓰쿠다 다카유키 홀딩스 사장의 해임안에 대한 표 대결에서 방어에 성공했다. 사진은 일본 롯데홀딩스 본사 전경.

한편 형제의 다툼은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해 7월16일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선임되며 한일 롯데그룹의 후계자 자리를 굳히는 듯 보였다. 그러나 불과 10여일 후인 27일 신격호 총괄회장이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 친족 5명과 갑작스레 일본으로 건너가며 상황은 미묘하게 돌아갔다. 신 전 부회장의 주도 하에 신 총괄회장이 신 회장을 비롯한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6명을 해임한 것.

부지불식간에 공격을 당한 신 회장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그를 포함한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 6명은 이튿날 정식 이사회를 통해 신 총괄회장의 해임결정이 ‘정식 이사회를 거치지 않은 불법 결정’이라고 결론 내렸다. 사례 재발을 막기 위해 신 총괄회장도 대표이사에서 해임했다.

그러나 ‘1일 천하’가 막을 내리자 수세에 몰린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통한 이사진 교체를 공언하며 사태는 다시금 진흙탕 속으로 빠져들었다. 급기야 신 회장 등 이사진을 해임하겠다는 뜻이 신 총괄회장의 의지였다고 주장하며,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을 둘러싼 진실 공방까지 도마 위로 올라왔다. 이에 더해 롯데그룹의 정체성 논란이 불거지는 등 그룹 전체에 먹구름이 자욱했다.

사태는 신 회장이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오른 지 한달 만인 8월 17일 다시금 일단락 됐다. 재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신 회장이 완승을 거둔 것이다.

그럼에도 신 전 부회장이 이를 납득하지 못하며 분쟁의 불씨는 쉽사리 가시지 않았고, 결국 1년도 채 되지 않아 롯데그룹은 또 한 번의 경영권 다툼에 휩싸였다. 그룹 대부분이 오너 일가 및 경영진의 배임ㆍ횡령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신 전 부회장이 주총에 신 회장에 대한 해임안을 제안하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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