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에 EPL도 흔들흔들…‘그들만의 리그’로 전락?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성벽을 높이 쌓으면 영국 축구는 더이상 위대해질 수 없다.”

결국 영국의 선택은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였다. 세계 5위 경제 대국 영국이 43년 만에 EU를 떠났다. 24일(한국시간) 영국에서 치러진 EU 잔류·탈퇴를 묻는 국민투표 개표 결과, 382개 개표센터의 개표가 완료된 가운데 탈퇴 51.9%, 잔류 48.1%로 최종 집계됐다. 세계 금융시장은 요동치면서 향후 국제 정치·경제 지형에 대격변이 예상된다.

스포츠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세계 최고의 프로축구 리그로 꼽히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는 큰 재앙을 맞게 될 것이라고 외신들이 잇따라 보도하고 있다.

첼시에서 뛰고 있는 벨기에 국가대표 에당 아자르(왼쪽).  [사진=게티이미지]

미국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23일 ‘브렉시트가 EPL에 의미하는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브렉시트가 EPL에 몰고올 파장을 예상했다.

EPL은 EU의 거대한 울타리 안에서 가장 많은 특혜를 입고 자란 리그다. 현재 EPL에서 뛰고 있는 영국 외 유럽선수들은 200명이 넘는다. 이들은 EU 연합국의 멤버로 자유롭게 영국에서 취업하고 집을 얻어 살아왔다. 하지만 영국이 EU를 떠나면 이들은 체류 비자와 취업 허가서(워크 퍼밋)를 받고 거주에도 까다로운 조건이 붙게 된다.

특히 작년 5월 영국 정부는 외국인의 취업허가 발급 요건을 더욱 강화했다. 그레그 다이크 영국축구협회(FA) 회장은 “영국에서 선수 생활 할 수 있는 조건이 더 힘들어졌다는 의미”라고 했다. 현재 취업허가 발급 기준은 FIFA 랭킹과 최근 2년간의 A매치 출전을 기준으로 한다. FIFA랭킹 10위권 내 국가의 선수들은 A매치 30%, 11~20위 국가의 선수들은 45%, 21~30위는 60%, 31~50위는 75% 등의 기준을 충족시켜야 워크퍼밋이 발급된다.

비(非)EU 선수들에게 더 높은 장벽을 올렸던 영국은 이제 EU를 탈퇴하면서 다른 유럽 선수들에게도 똑같은 조건을 적용해야 한다. 때문에 EPL 측은 브렉시트가 뛰어난 유럽 인재의 영입을 막는다며 반대해 왔다. 데이비드 베컴도 브렉시트를 반대했다.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캐런 브레이디 부회장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약 200명의 EU 출신 선수가 비(非) EU 선수들처럼 체류비자와 노동허가를 받아야 한다면 3분의 2 정도가 프리미어리그에서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SI는 “EPL은 이제까지 EU 선수들에게 문호를 열어 최고의 리그로 우뚝 섰다. 2014-2015 시즌 무려 48억달러의 관중수입을 얻었다. 이는 독일 분데스리가(26억달러)와 스페인 라리가(21억달러)를 합한 것보다도 많은 수치다. 지난 시즌 TV 중계료로는 25억달러를 벌었고 내년엔 39억달러로 뛸 전망이다”며 “하지만 브렉시트로 다른 유럽국가의 좋은 선수를 데려오기 힘들고, 다른 나라의 팬들도, 스폰서도, 매출도 다 떨어져 나갈 것이다. 성벽을 높게 쌓아 스스로 고립되면 영국 축구는 더이상 위대해질 수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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