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선택한 英…향후 2년의 세계경제가 암울한 이유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영국 국민이 24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하면서 EU 조약 상 2년에 걸친 ‘이혼 절차’를 밟게 된다. 당장 브렉시트라는 결과에 동요할 필요가 없지만 글로벌 경제 전망이 낙관적인 것은 아니다.

일단 불안 요소가 너무 많다. 영국이 EU에서 탈퇴하기 위해서는 탈퇴 비용을 각 잔류회원국에 지불해야 한다. 이를 위해 영국은 유럽이사회와 EU회원국 각료들과 협상을 벌여야 한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협상이 7년 정도는 걸릴 것”이라고 밝힌 이유다. 영국은 이미 2017~2020년 EU 예산 분담금 566억파운드를 냈다. 일부는 공동 정책을 통해 반환 받았지만, 남은 돈이 263억파운드(약 43조원)에 이른다. EU기국에 일하는 공무원을 지칭하는 ‘유로크래트’(Eurocrat)들을 철수시키면서 막대한 비용이 듦에 따라 영국뿐만 아니라 EU 각국의 시장 불안정성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특히 EU회원국들은 EU 예산 분담금을 재조정해야 한다.

영국에 사는 EU 회원국 시민들과 EU 회원국에 거주하는 영국인들의 이동 권리 문제 역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EU 출신 영국 거주민은 300만명, EU 회원국에 사는 영국인은 180만명 정도다. 이들의 거주 문제, 계속 노동할 수 있게 하는 문제, 가족과 결합할 권리와 이동할 권리 같은 것들을 협상해야 한다. 현상유지를 위한 조치들이 취해질 수도 있지만 어쨌든 이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분담금 문제나 이주 문제가 해결돼도 시장은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영국 기업들과 EU기업들, 그리고 영국에 회사를 두고 EU와도 거래한 일본, 한국 등 해외기업들은 영국이 수정한 법률에 따라 계약권, 재판권, 투자자 권리 등을 논하게 된다.

영국은 그동안 EU가 정한 5,896개의 규정과 6,399개의 기술 규정을 적용해왔다. 영국 법전은 이 규정들을 다루고 있지 않기 때문에 새 법률을 정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드는 비용은 비단 영국과 EU기업뿐만 아니라 다국적 기업들 모두 감내 해야 하는 요소다.

[사진=게티이미지]

자유무역협정(FTA)과 항공협정 등도 영국과 세계 각국이 새롭게 다시 협상해야 한다. 영국은 EU와 FTA를 체결한 국가와 ‘하나의 유럽’이라는 체계 아래 무역협상을 진행했다. 브렉시트는 이를 깨트리는 것이기 때문에 영국은 EU가 세계 각국과 맺은 조약 78개를 새로 협상해야 한다.

영국민이 브렉시트를 선택하면서 EU는 회원국 탈퇴 규정을 담은 EU 조약 ‘50조’를 사상 처음으로 발동한다. 영국이 유럽이사회에 탈퇴 의사를 전달하면 EU 집행위원회와 각료이사회가 영국과 탈퇴 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합의안을 도출하게 되면 공식적으로 50조가 발동된다. 협상안은 2년 안에 마무리짓고 유럽의회 승인을 얻은 후 EU 회원국들이 각료이사회에서 가중다수결로 통과시켜야 발효된다. 가중다수결 제도는 ‘역내 인구의 65% 이상이 찬성하고(인구 기준), 전체 28개국 중 16개국 이상 찬성하면(국가 기준)’ 가결되는 것을 뜻한다.

분담금 및 협정 등 다양한 정책을 재조정해야 하기 때문에 브렉시트가 10년에 걸쳐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U 내에서 GDP 2위를 자랑하는 영국이 EU와의 복잡한 관계를 2년 만에 청산하기는 어렵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가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이혼절차”라고 표현한 이유이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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