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투표로 촉발된 세대갈등…英젊은이들 “다 누려 놓고 왜 우리 미래를 빼앗나”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브렉시트 투표 후 윗 세대에 대한 젊은층의 분노가 뜨겁다. 그간 유럽연합(EU)의 일부로 누릴 것은 다 누려 놓고, 왜 자신들이 원하는 미래는 빼앗아 갔냐는 울분이다.

이번 투표는 세대간 선호도가 뚜렷했다. 젊은층은 ‘브리메인’, 노년층은 ‘브렉시트’를 원했다.

2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투표 결과 발표 이후 젊은이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답답한 마음을 한껏 쏟아냈다.

에딘버그 대학교 학생인 21세의 클라우디아 고든은 “윗 세대는 EU 회원국으로서 받을 수 있는 수혜를 누려 놓고 우리에게서는 그것을 앗아 갔다”고 말했다. 리스 워터필드 또한 트위터에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알았는데, 그들은 그것을 가져가 버렸다”고 말했다.

17세의 조지 풀러는 “이것이 다음 세대의 미래를 위험에 처하게 할 만큼 가치있는 일인가?”며 “정말 이상한 결정이다”고 말했다. 연령 제한으로 투표권도 갖지 못해 더 억울한 10대의 목소리다.

브렉시트가 노년층보다는 현재의 젊은층에게 미칠 영향이 큰 만큼 이들의 원망은 더욱 크다. 한창 사회에 진출하고 일해야 하는 시기에 다른 EU국에서 노동, 거주, 학업을 계속해 나가는 데 장애물이 생겼다. EU 밖에서의 영국인으로서 살아야 할 날도 노년층보다 훨씬 길다. 

젊은 세대에게 이는 ‘정체성’과도 뗄 수 없는 문제다. 태어났을 때부터 영국인뿐만 아니라 ‘유럽인’의 정체성 속에 살았다. 고든은 “우리에게는, 우리의 정체성의 일부는 EU에 속해 있다. 우리는 우리가 속해 왔던 공동체에서 고립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윗 세대도 할 말이 있다. 이들의 표심이 젊은층과 달랐던 이유는 ‘EU의 속하기 전 영국의 영광을 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1975년 유럽경제공동체(EEC) 존속을 위해 표를 던졌지만 이후 영국의 사정은 나아진 것이 없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이러한 경험의 차이로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판단도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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