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홀딩스 주총 승리했지만…롯데家 내분 장기화 우려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경영권을 둘러싼 롯데 일가의 골육상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홀딩스의 경영권을 놓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신동주 SDJ 코퍼레이션 회장 겸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이 제기한 싸움에서 승리했다. 하지만 신동주 회자이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안건을 다시 제안하겠다고 밝히면서 경영권 분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도쿄도 내 롯데홀딩스(HD) 본사에서 25일 진행된 정기주주총회에서 신격호 롯데홀딩스 명예회장의 아들인 신동주 전 부회장이 제의한 신동빈 현 회장의 해임안이 과반수 반대로 부결됐다. 주주총회를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은 “정기주주총회에서 안건이 통과못한 것은 유감”이라며 “다음 임시 주주총회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을 비롯한 일본 현지매체들은 “집안소동이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경영권 분쟁이 그룹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을 가능성이 있다는 데 있다. 한국의 롯데그룹은 현재 내부 비리 및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롯데 경영권 분쟁에서 패한 신동주 SDJ 코퍼레이션 회장이 검찰에 제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로 한국의 일부 언론들은 “캐스팅보트를 쥐고 잇는 종업원 지주회가 내부 정보를 넘긴 신동주 전 부회장을 신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신동주가 첩보를 제공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신동주 회장이 단순 ‘정황’이 아닌 롯데그룹의 비리 내용이 담긴 ‘증거’를 검찰 측에 제시했다면 롯데 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단순 분쟁을 넘어선 그룹의 생사를 가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25일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를 마치고 입장을 밝히는 신동주 SDJ 코퍼레이션 회장. 산케이는 “‘골육상쟁’ 롯데, 주주총회서 차남이 또 승리…장남은 임시주총 소집 의향”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롯데가) 가족소동으로 수렁화될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산케이 신문]

검찰이 정운호게이트의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청탁관계의 정황을 포착하면서 시작된 수사는 롯데그룹의 조직적인 비리로 확산됐다. 검찰은 신영자 이사장의 자택과 신 이사장의 장남이 소유한 회사로, 네이처리퍼블릭이 컨설팅계약을 맺은 <bnf 통상>, 롯데면세점을 압수수색하면서 롯데그룹이 조직적으로 증거인멸을 하고 있다는 정황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검찰은 이례적으로 대기업 회장의 자택과 롯데호텔 등 그룹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이면서 롯데그룹 비서실 내 비밀공간에 숨겨져 잇던 오너일가의 금전출납장부, 통장과 신격호 총괄회장의 전 비서실장이 빼돌린 현금 30억 원을 압수했다. 그 결과, 검찰은 지난 1년 간 신동빈 회장이 200억 원, 신격호 총괄회장은 100억 원 이상을 롯데계열사들로부터 장부에 기재하지 않고 받은 정황을 포착해 비자금 조성을 목적으로 편취된 것인지 조사에 들어갔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압수수색 이틀 전 일본으로 귀국해 신격호 총괄회장을 고열이라는 이유로 병원에 입원시켰다. 검찰수사가 본격화되자 ‘회사의 명예와 신뢰가 추락했다’며 롯데홀딩스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신동빈 회장 해임 안건을 상정했다. 롯데그룹은 한국 롯데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를 상장해 신동빈 체제를 굳히려 했지만, 검찰 수사로 차질이 생겼다.

롯데는 이명박 정부 시절 신격호 총괄회장의 숙원사업인 제2롯데월드의 건설을 승인받는 과정에서 특혜의혹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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