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EU 회원국 혜택보다 이민억제ㆍ주권회복 택해

[헤럴드경제] 수많은 기업인들과 정치인들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시 영국 경제가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영국 국민들은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써 누릴 수 있는 경제적 혜택보다는 이민억제, 주권회복 등을 택했다.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하루 전날인 22일 BBC방송 공개대토론회의 주제는 경제, 이민, 주권이었다. 특히 최대 이슈는 이민문제로, 터키의 EU 가입이 화두였다.

인구 7600만명에 달하는 이슬람국가 터키가 EU에 가입한다면 영국을 ‘이민자 천국’으로 만들 것이라는 전망을 놓고 브렉시트 찬반 진영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사진=게티이미지]

브렉시트 찬성론자들은 이민자들이 영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임금을 하락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민자때문에 학교 부족, 집값 상승, 국민건강서비스(NHS)를 받기 위한 장기간 대기 등이 발생한다고 여겼다.

반(反) 이민 정서에는 ‘영국 문화’가 사라지고 있다는 경계심도 깔려있다. EU 탈퇴를 주장한 영국독립당(UKIP)는 난민 행렬 사진에 ‘한계점’이라는 문구를 적은 포스터를 내놓아 논란이 일기도 했다.

나이절 패라지 UKIP 대표는 이날 브렉시트가 확정되자 “영국 독립의 날”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EU 출신 순이민자(유입-유출)는 18만4000명이었다. 전체 순이민자는 33만3000명으로 1975년 통계 작성 이후 두번째로 많았다.

3월말 기준 전체 취업자수 3150만명 가운데 520만명이 영국 이외 출신이었다. 이가운데 220만명이 EU 출신이다.

EU 탈퇴 진영은 EU의 헌법적 기초인 ‘이동의 자유’를 들어, EU를 떠나야 이민 통제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부터 불거진 유럽 난민 위기도 영국 국민들의 불안 심리를 강화시켰다.

지난해말 발생한 파리 테러와 올해초 발생한 브뤼셀 테러는 난민으로 위장한 이슬람국가(IS) 조직원들이 런던에서도 테러를 감행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EU 잔류 진영은 브렉시트가 초래할 ‘경제 충격’을 강조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EU를 떠나려면 영국은 무역, 국경통제, 국방, 외교 등을 놓고 EU와 협상을 벌여야 한다. 특히 브렉시트시 외국인 투자 위축과 파운드화 가치 하락 등이 우려돼왔다.

영국 정부는 브렉시트시 가구당 연간 4300만파운드(약 720만원)을 잃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EU탈퇴 진영은 이에 대해 ‘공포 프로젝트’라고 반박하며, 매년 EU에 내는 30조원 규모의 분담금만 있어도 더 잘 살수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유권자들의 다수는 43년만에 EU 탈퇴에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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