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시민단체 ‘아미콜’ 무력화 시도..군사작전 방불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군 당국이 시민단체가 운영중인 군 고충상담 전화 ‘아미콜(Armycall)’을 무력화하기 위해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시도를 벌인 끝에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군의 시도가 비록 실패에 그쳤지만, 민간 차원의 시민단체 활동을 무력화하기 위한 군의 저돌적인 노력은 공포감마저 불러일으킨다.

군은 군 차원이 아닌 민간 차원에서 운영되는 군인권센터의 고충상담 전화(아미콜)를 통해 외부로 알려지는 군의 각종 사건, 사고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26일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육군본부는 군인권센터가 운영해 온 아미콜과 똑같은 이름의 업무표장을 최근 특허청에 등록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육군의 시도에 대해 군인권센터가 이의제기를 하자 특허청이 군인권센터의 손을 들어준 것.


육군이 아미콜 업무표장을 특허청에 등록하면 육군이 아미콜에 대한 독점적 사용권을 갖는다. 군인권센터가 운영하던 아미콜은 더 이상 운영할 수 없게 된다. 이런 점에서 육군이 군인권센터 활동을 제한하기 위해 벌인 시도로 해석된다.

흔히 상표는 영리 사업에 쓰이는 표장, 업무표장은 비영리사업용 표장을 의미한다.

육군은 지난 2014년 6월 아미콜이라는 업무표장 등록을 신청했다. 육군은 아미콜을 통해 군 인권침해 예방활동과 상담전화 운영 등의 사업을 벌이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똑같은 명칭의 사업이 이미 민간에서 군인권센터에 의해 이뤄지고 있었다.

군인권센터는 2013년 1월부터 군 내부에서 폭행이나 성추행 등 인권침해를 겪은 병사의 고충전화 상담을 받는 아미콜을 운영하고 있었다.

2014년 초 ‘윤 일병 사망 사건’을 계기로 군 인권침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국가인권위원회는 군인권센터의 아미콜을 지원사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전화 상담원 양성 및 홍보 예산 1000여만원 중 900여만원을 지원받았다.

육군은 당시 민간에서 운영하는 아미콜이 활발하게 운영되는 것에 대해 상당히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장병들 사이에서 군인권센터의 아미콜을 이용하면 근신이나 영창 등 징계를 받을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질 정도로 군인권센터 아미콜은 군에 의해 견제당했다.

또 군은 아미콜이 아닌 군에서 운영하는 고충상담 전화 ‘국방헬프콜’을 활용하도록 유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시도의 연장선상에서 육군본부는 2014년 6월 특허청에 아미콜 단어의 업무표장 등록을 신청한 것이다. 군인권센터의 아미콜과 글자체만 조금 바뀌었을 뿐 차이점을 찾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다.

군인권센터는 육군본부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특허청에 이의 신청을 하며 즉시 대응했다. 특허청은 결국 군인권센터의 손을 들어줬다.

특허청 측은 “군인권센터의 아미콜은 군대 내 인권 향상을 위한 상담 업무와 관련한 표장으로 이미 널리 인식돼 있으며, 육군 아미콜은 군인권센터 아미콜과 글자체만 다를 뿐이어서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군인권센터의 아미콜은 지난해 600건의 상담이 접수되는 등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최근에는 병사 뿐만 아니라 부사관이나 초급 장교 등도 부당한 사례를 당했다며 전화를 걸어오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군 대표 고충상담 전문 전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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