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英ㆍ美 금융경제의 붕괴…선진국 중하층의 반란이 시작됐다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세계 금융중심지 영국과 미국이 최근 겪고 있는 공통적인 이변을 겪고 있다. 바로 ‘보호무역주의’다. 세계화와 금융경제를 중심으로 국제사회에서의 입지를 다졌던 미국과 영국은 공교롭게도 세계화 속에서 이득을 얻지 못한 중하층의 실물경제 종사자들에 의해 ‘트럼프 현상’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라는 반(反)이민ㆍ고립주의 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영국민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브렉시트를 선택하면서 금융 및 전문가층과 선진국 중하층의 계급갈등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브렉시트와 트럼프 현상의 특징은 세계경제대국의 중하층민을 중심으로 이뤄진 움직임이라는 데 있다. 트럼프는 미주리, 루이지애나, 켄터키, 네브라스카 등 농업이나 낙후된 공업지역을 중심으로 발달한 주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반면, 금융이 발달한 뉴욕시티가 매사추세츠 등은 클린턴의 지지가 높았다. 브렉시트 역시 농경이 발달한 잉글랜드 남부와 옛 공업지대인 잉글랜드 중북부에서 찬성표가 압도적으로 많이 나왔다. 

반면 금융과 무역이 발달한 런던 시와 잉글랜드 남부, 스코틀랜드와 북부 아일랜드 등은 브렉시트에 적극 반대했다. 맨체스터와 리버풀 등 공업단지들도 브렉시트를 반대했다.

경제학자 크리스토프 랑커와 브란코 밀라노빅이 2014년 세계은행(WB)에 발표한 ‘글로벌 소득격차: 베를린 붕괴에서부터 금융위기까지’ 논문에 따르면 선진국 중하층의 소득 성장률이 정체상태에 빠진 반면, 개발도상국의 상류ㆍ중산층의 소득 성장률은 급격하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2008년 기준으로 선진국 최상위 1%는 소득 증가율이 65%에 달했지만 하위 10~20%는 1~6%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전 소득계층이 평균 30% 정도의 소득 증가율을 기록했다.

금융경제와 실물경제를 경계로 한 두 국가의 갈등은 브렉시트와 트럼프 현상으로 이득을 보는 계층에 따라 더욱 확연하게 보인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가 각국의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불안감과 불확실성으로 금융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나온 24일 유럽과 미국,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급락해 하루만에 전 세계 주식시장의 시가총액 2조 800억 달러(약 2440조 원)이 증발해버렸다. 국제신용평가사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의 행보를 우려하며 영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브렉시트가 결정된 24일에도 분열은 계속되고 있다. EU잔류파들은 시위를 벌이며 재투표를 촉구했다. 영국 하원 청원홈페이지에 브렉시트 재투표를 요구한 성명자 수는 20만 명을 넘어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가디언 지 등 영국의 핵심 언론사들은 세계 금융중심지로서 영국의 입지와 경제수지 불안을 우려했다. 데이비드 캐머론 영국 총리는 사임할 뜻을 표하며 향후 영향을 우려했다.
 
반면 브렉시트 선전을 벌인 영국 독립당(UKIP)은 영국의 EU 탈퇴를 통해 영국이 주권을 회복했을 뿐만 아니라 일자리를 빼앗는 난민 및 이민자들로부터 자국 서민들을 구할 수 있게 됐다고 자찬했다.

분열은 미국에서도 거세지고 있다. ‘막말 파문’ 속에서도 트럼프는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CNNㆍORC가 지난 16~19일 성인 11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도널드 트럼프 부동산 재벌은 각각 47%와 42%의 지지율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달 27일 샌디에이고 유세장에서 트럼프 지지자와 반대파가 충돌해 폭력사태를 초래했다. 캘리포니아에서도 반트럼프 시위대와 지지자들이 충돌해 주먹과 계란세례가 오가는 사태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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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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