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후폭풍] “마법이라도 있었으면…” 브리메인 진영의 남은 희망 세가지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지금처럼 마법을 원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브리메인(영국의 EU 잔류)을 주장했던 ‘해리포터’ 시리즈의 작가 조앤 K 롤링은 2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이렇게 남겼다. ‘설마…’ 했던 브렉시트(EU 탈퇴) 승리가 현실로 일어나자 이를 되돌리고픈 심정을 표현한 것이다.

롤링 외에도 영국에는 국민투표 결과를 좀처럼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이들이 투표 결과를 물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브렉시트 52%, 브리메인 48%라는 박빙의 결과 때문에 깨끗하게 승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재투표를 해야 한다는 의회 청원은 25일(현지시간) 밤 260만 명을 넘어섰다. 24일에는 사이트가 다운될 정도로 접속자가 폭주하기도 했다. 하원은 청원자가 10만 명이 넘으면 의회 논의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이번 안건은 28일 열리는 하원 청원위원회에서 검토한다.

브렉시트 국민투표는 탈퇴파의 승리로 끝났지만, 일부 EU 잔류파는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25일에도 영국 런던 의회 광장에는 많은 잔류 지지자들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한 남성이 “우리는 모두 유럽을 사랑한다”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목에 걸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청원을 처음 개시한 올리버 힐리는 “투표율이 75% 미만이고 탈퇴나 잔류 어느 쪽이든 60%가 되지 않으면 재투표를 해야 한다는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국민투표 투표율은 72.2%였다.

유명인사들도 재투표 청원에 가세했다. 모던록 밴드 스미스의 기타리스트 자니 마는 “브렉시트에 투표한 유권자 대부분은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몰랐을 것”이라며 재투표 의회 청원을 위한 서명에 동참해달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국제적 온라인 청원 사이트 ‘체인지’(change.org)에서도 런던이 영국에서 독립해 EU에 합류하자는 청원이 시작돼 15만7000여명이 서명했다. 런던은 브리메인 지지율이 60%나 되는 지역이다.

그러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재투표는 없다고 공언한 데다, 재투표를 실시할 명분도 마땅치 않아 현실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의회에서 국민투표 결과를 수용하지 않는 식으로 브렉시트를 막을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국민투표가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실질적 구속력을 부여할 수 있는 의회가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가수 마리안 페이스풀 역시 “브렉시트는 재앙”이라며 “의회가 뭔가를 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런 주장은 논리적으로는 가능할 지 모르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의회가 민의를 거스르는 결정을 내렸을 경우 감당할 수 없는 정치적 후폭풍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EU와의 협상 과정에서 브렉시트 결정이 번복될 수도 있다는 막연한 기대도 있다. 영국은 리스본조약 50조에 따라 EU 측에 탈퇴 의사를 밝힌 뒤 2년 내에 회원국들과 협상을 마쳐야 하는데, 영국과 EU 간에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 때문에 훨씬 오랜 기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 과정에서 어떤 변수가 발생해 민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모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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