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움직이는 조양호, 한진해운 회생시키나

-㈜한진, 한진해운 유동성 지원 나서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채권단 자율협약을 진행중인 한진해운의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해 한진그룹이 나섰다. 한진해운의 대주주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서서히 자금 마련을 위한 발을 뗀 것으로 보인다.

㈜한진은 지난 24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에서 이사회를 열고 한진해운이 보유한 아시아 역내 일부 노선의 영업권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대상 항로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중국, 일본 등 총 8개 항로로, 총 인수 금액은 621억원이다. ㈜한진은 한진해운의 아시아 역내 일부 노선의 영업권 인수를 위해 보유하고 있는 총 1658억원에 달하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의 지분 16.67%를 매각했다.


㈜한진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으며, 한진해운은 자금 확보를 통해 단기적인 유동성 위기를 타개하는 윈-윈(Win-Win)효과를 보게 됐다고 밝혔다.

매각 대금인 621억원은 채권단과 자율협약 체결시 한진해운이 자체적으로 마련하기로 한 4112억원과 별도인 그룹 지원 금액이다.

하지만 정부와 채권단이 요구하는 1조원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 이동걸 산업은행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한진해운에 대한 채권단의) 지원이 없다는 원칙을 지킬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현재 한진해운은 용선료 조정 협상을 진행중이며,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해 5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사채권자집회를 열어 각각 358억과 1900억원의 회사채 만기 연장에 성공했다. 그동안 런던사옥 매각(322억원), H-Line 지분 매각(330억원), 벌크선 매각(140억원), 상표권 매각(2차) 742억원, 중국 자회사 지분 매각(210억원) 등을 통해 총 1744억원을 확보했다. 그외 동경 사옥 일부 매각 등(83억원)을 비롯해 이번에 성사된 아시아 역내 일부 노선 영업권 양도( 621억원)까지 더하면 총 704억원을 추가 확보하게 됐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이번 결정을 내리게 되었으며, 앞으로도 보유자산 유동화 추진을 포함하여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기울여 재무 구조 개선에 역량을 계속 집중하겠다” 라고 밝혔다.

한진해운이 당장 유동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지만, 문제는 당장의 운영자금으로 채권단 자율협약 기간을 얼마나 버티느냐다. 채권단은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한진해운이 7월을 넘기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자금 마련을 압박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자산 매각 등으로 이번 달 위기는 넘겼지만 특별한 돌파구를 마련하지 않는다면 다음 달을 넘기기 어려워질 수 있다”며 “시간이 넉넉지 않은 만큼 자금조달을 빨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진해운의 유동성 위기는 최근 용선료에 이어 컨테이너 박스를 빌려 쓴 비용 일부까지 연체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업계는 규모가 크지 않은 컨테이너 박스 임대료까지 못 낸다는 것은 한진해운의 운영 자금이 사실상 말랐다는 뜻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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