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 대학가 ‘반수(半修)’ 바람…올 입시 7만명 재도전

[헤럴드경제] 여름방학을 맞은 대학가에 ‘반수바람’이 불고 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학한 대학이지만 취업 걱정에 휴학계를 내고 수능에 재도전하겠다며 입시학원을 찾고 있는 새내기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지방대생일수록 반수에 대한 고민이 더 크다.

충북의 모 대학에 입학한 최모(19)군도 휴학하고 반수를 선택했다. 그는 지난해 수능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해 원했던 대학에 진학에 실패하고 지방대를 선택했다.

적성과는 무관하게 점수에 맞춰 입학한 터라 학과 공부에 좀처럼 흥미를 느끼지못한 채 한 학기를 허송세월했다.

취업 걱정까지 겹쳐지자 그는 원하는 대학에 가기 위해 수능 재도전을 결심했다.


김씨는 “요즘 같이 취업 경쟁이 치열한 때 캠퍼스의 여유와 낭만은 사치”라며 “실패해도 복학하면 되니 더 밑으로 내려갈 일은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서울의 유명 학원들은 물론 지방의 입시학원들은 대학 1학기 종강에 맞춰 앞다퉈 ‘반수반’을 개설, 수능 재도전에 나서는 대학생 유치전을 펼치고 있다.

대학 학적을 유지하면서 수능을 준비하는 반수생은 해가 갈수록 늘고 있는 추세다.

전국의 반수생 수를 따로 집계한 자료는 없다. 다만, 반수생 대부분은 1학기 기말고사 기간인 6월 수능 모의평가를 보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 그 수를 추정해 볼 수 있다.

6월 모의평가에 응시한 재수생 인원과 11월 수능시험에 응시한 재수생의 차이를반수생 숫자로 보는 것이다.

이런 방법으로 종로학원 하늘교육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반수생 수는 2013년 6만1천991명(전체응시 인원 대비 반수생 비율 10.1%), 2014년 6만6천440명(10.9%), 지난해 6만9천290명(11.4%)로 해마다 늘고 있다.

이달 실시한 2017학년도 6월 모의평가의 재수생 응시자 수가 6만8천192명으로 예년보다 1천명 이상 늘어난 점을 고려할 때 올해 반수생 수는 7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입시기관은 보고 있다.

반수생 증가는 수도권 명문대나 인기학과에 들어가려는 학생들의 욕구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휴학을 했다가 복학하지 않고 자퇴하는 학업 중도 포기 학생 비율을 보면 이런 분위기를 쉽게 읽을 수 있다.

대학정보 공시 사이트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의 연평균 학업 중도 포기 학생 비율은 2013학년도 4.15%, 2014학년도 4.18%, 2015학년도 4.13%로 비슷한 수준이다.[헤럴드경제]

하지만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나눠보면 얘기가 다르다.

수도권 대학의 학업 중도 포기 학생 비율은 최근 3년간 2.92∼3.03%로 평균을 크게 밑도는 반면 비수도권 대학은 4.38∼4.43%에 달한다.

지역별로 보면 2015학년도 기준 서울 2.54%, 경기 3.55%, 충북 3.94%, 경북 4.79%, 전북 4.89%, 강원 4.96%, 전남 6.58%로 수도권에서 멀어질수록 중도 포기학생 비율이 높아졌다.

그러나 분위기에 휩쓸려 구체적인 계획 없이 반수에 도전하는 것은 자칫 시간만 허비하는 꼴이 될 수도 있다고 입시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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