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공약(空約)을 다시 공약(公約)으로, 국민에 달렸다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영남권 신공항을 계기로 공약(空約)공방이 뜨겁다.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파기가 아니라 주장하고, 야권에선 신공항이 아닌 ‘신활주로’라며 물러서지 않는다. 공약(公約)과 공약(空約)의 갈림길이다.

매번 선거철이 되면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겠다 하고, 매번 선거가 끝나면 국민의 심판은 매섭다고 고개를 숙인다. 또 매번 선거철이 지나면 공약(公約)은 공약(空約)논란으로 변질된다. 그나마 주목받은 공약이라면 다행이겠다. 상당수 공약들이 이행 여부조차 알지 못한 채 사라진다. 그러다가 4년 뒤, 혹은 5년 뒤 부활한다. 신공항도 마찬가지다.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이었으나 백지화됐고 이 전 대통령은 국민 앞에 사과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다시 공약으로 내걸었고, 결론은 김해공항 확장이다. 

10년 전엔 김해공항 확장이 부적합했다는 정부가 이번엔 김해공항 확장이 최적이라고 결론 냈다. 정권마다 오락가락한 결론이니 차기 정부에 또다시 신공항 공약이 나오지 않으리란 법도 없다. 한번 바뀐 결론이 한 번 더 바뀐다고 이상할 리도 없다. 정부는 김해공항 확장을 발표하며 논란에 종지부를 찍겠다고 했다. 이명박 정부도 그리 말했다.

주승용 국민의당 의원은 최근 국토위 업무보고에서 “예산 타당성 검토도 없이 신공항 후속 대책으로 동대구ㆍ김해공항 직통철도 개설을 발표했다”며 “박 대통령이 무안공항과 호남고속철을 연결하는 공약을 발표했는데 여전히 안 돼 있다. 동대구ㆍ김해공항 연결이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나마 신공항은 공약 이행 여부에 관심이라도 쏠렸다. 이처럼 주목조차 받지 못한 공약은 곳곳에 남아 있다. 내년 대선철이 되고 후보별 공약이 쏟아지면 아마 다시 무릎을 칠지 모르겠다. “아, 이 공약이 있었지.”

최저임금 논의도 있다. 지난 총선 여야는 앞다퉈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했다. 야권에서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까지 인상하겠다고 공약했고, 이에 새누리당도 뒤이어 8000~9000원까지 올리겠다고 공약했다. 고마운 일이다. 비현실적인 최저임금으로 고통받는 국민을 위해 국회가 책임지고 최저임금 인상에 경쟁적으로 나섰다. 오는 28일,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안이 결정된다. 공약(公約)인가 공약(空約)인가. 국민은 또다시 정치권을 주목한다.

공약(公約)을 공약(空約)으로 만드는 게 정치권이라면, 공약(空約)을 다시 공약(公約)으로 만드는 건 결국 국민에 달렸다. 공약(空約)이 두려워야 한다. 슬그머니 잊히고 슬그머니 부활하는 정치권의 행태를 막으려면, 정치권이 국민의 심판을 두려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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