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이냐 파업이냐… 조선사 노조 갈등 이번주 ‘분수령’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조선사 노동조합이 이번주 운명의 한주를 맞는다. 오는 30일 정부의 특별고용지원업종을 앞두고 있지만, 각 조선사 노조들은 파업 채비를 밟아 나가고 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이번주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조정 절차가 진행중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노조의 조정 결과도 이번주 중 결론 날 가능성이 높다.

2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 노협은 다음주 중 파업 여부를 조합원들에게 묻는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노협 관계자는 “회사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대해 조합원들의 반발이 강하다. 투표를 예정대로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협은 전날 거제시 디큐브백화점 앞에서 첫 장외집회를 여는 등 구조조정 반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노협 측은 “삼성중공업이 지난 10년 동안 벌어놓은 돈이 4조원이다. 삼성중공업은 국민 세금이 필요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 22일 노협은 현판을 사측에 반납하기도 했다.


정부는 오는 30일 조선업에 대한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다. 대신 노조가 파업을 할 경우 이 지정을 철회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전날 울산을 방문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파업을 하지 않아야 한다.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고 말했고,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여부와 노조 파업간의 상관 관계에 대해서 유 부총리는 “파업 결행을 할지 안할지 두고 본 뒤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조선업이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됐으나 노조가 파업을 강행해 업종 지정 혜택이 노동자들에 돌아가지 않을 경우 노조를 향한 비판 목소리가 커질 개연성도 있다.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되면 특별연장급여, 구직급여, 재취업 패키지 서비스, 체불임금 청산 등의 지원이 이뤄지게 된다. 그러나 노조가 파업을 실시한 사업장에 대해선 이같은 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빅3 조선사 노조 가운데 가장 ‘강성’으로 분류되는 현대중공업 노조는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과 파업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은 울산 시장과 현대중공업 사측이 요구한 것이지 노조가 요구한 것이 아니다”며 “현대중공업 노조는 노동법의 틀 내에서 파업 여부를 결정한다. 이는 노조의 고유 권한”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와 STX조선해양 노조는 이미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해 파업 결의를 확정해둔 상태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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