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성민이 다시 끄집어낸 연예계 ‘자살’… 극단적 선택, 왜?

[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잊었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故 김성민을 통해 잠잠했던 ‘연예계 자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故 김성민, 그는 왜 자살을 택했나= 지난 24일 오전 1시 55분께 자택 욕실에서 목을 매 자살 기도를 한 故 김성민이 발견됐다.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당일 자살 기도 전 부부싸움이 있었다. 심폐소생술 이후 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눈을 뜨지 못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제공]

故 김성민은 올해 1월 징역 10개월을 산 뒤 출소했다. 이후 5개월 만이다. 2010년 12월 마약 투약 사건으로 구속돼 방송 활동을 중단했으나 집행유예를 선고 받고 다시 방송에 복귀했다. 2013년에는 치과의사 이모 씨와 결혼해 가정을 꾸리며 새 삶을 시작했다. 2014년엔 tvN 드라마 ‘삼총사’를 통해 좋은 연기를 선보이며 호평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집행 유예기간 중 또 다시 마약을 투약했다.

사건 당시 김성민의 부인이 경찰에 신고를 하면서 “남편이 술만 먹으면 ‘죽겠다’는 소리를 했다”고 말했다. 평소 지인들에게도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마약 투약 혐의로 징역을 산 뒤 방송 활동도 전면 중단 돼 우울증을 계속 안고 살았다. 결국 일이 터지고야 말았다.

[사진=OSEN 제공]

윤호경 불안, 공항장애 전공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부교수는 “연예인들의 경우 서서히 얻는 성취감과 달리 한 번에 인기를 얻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정상에서 추락하는 경우 상태적 박탈감, 허무함, 공허함을 더 크게 느낀다”며 “연예인들이 겪는 우울증, 공항장애는 모두 대중들에게 인정을 받고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오는 스트레스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결국 “여기서 벗어나고자 가장 쉬운 방식이자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방식으로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된 것이다.

이정미 용문상담심리대학원 교수도 “연예인이든 스포츠 스타든 대중적인 관심을 받는 사람은 진정한 자기 자신으로 살기가 어려운 조건에 놓여 있다”고 설명했다. “나 자신의 모습이 아닌 만들어진 모습을 보여주고자 진짜 자기 자신과 멀어지는 괴리감을 느끼게 된다”며 연예인일 수록 자살에 더 쉽게 노출되는 원인을 분석했다.

자살로 생을 마감한 스타들, 소속사도 ‘자살 방지’ 고심= 원인은 저마다 다르지만, 정상에 올랐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점은 대동 소이하다. 탤런트 최진실, 최진영, 이은주, 정다빈, 장자연, 안재환, 가수 박용하, 김지훈, 채동하, 서지원 등 많은 스타들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유명 스포츠 스타이자 최진실의 전 남편이었던 야구선수 조성민의 자살도 연예계의 큰 이슈였다. 특히 2008년 자살로 생을 마감한 최진실에 이어 2년 뒤인 2010년 최진영, 2013년 조성민 이 셋의 연이은 자살은 세간에 충격을 안겨줬다. 

[사진=故 최진실]

최진실 자살의 표면적 이유는 인터넷 악플과 악성 루머였다. 톱스타였던 최진실은 전 남편과의 이혼 등과 관련 악플에 시달려 온 것으로 드러났다. 최진영은 먼저 세상을 떠난 누나에 대한 그리움과 남겨진 모친과 두 조카들에 대한 중압감이 상당했다는 주변인 진술이 나왔다. 조성민은 앞선 두 죽음에 대해 죄책감에 시달린 것으로 드러났다.

배우 이은주, 정다빈, 장자연은 꽃다운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여러 추측이 있지만 이은주는 영화 ‘주홍글씨’에서 수위 높은 노출로 인해 우울증을 겪었고, 장자연은 연예계 성 상납의 악습을 폭로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정다빈의 자살은 원인 조차 밝혀지지 않았다.

인기와 향후 활동에 대한 불안감도 안타까운 선택을 향하는 이유의 일부로 거론된다. 최근 JTBC ‘슈가맨’에 나와 화제가 된 가수 서지원은 1996년 1월, 2집 발표를 앞두고 돌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집 활동에 대한 중압감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프로그램으로 다시 떠오른 가수 박용하는 부친의 암투병과 더불어 사업과 연예계 활동을 병행하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로 생을 마감했다. 그룹 SG 워너비의 전 멤버 채동하도 우울증을 이겨내지 못하고 자살을 택했다.

그룹 투투의 가수 김지훈은 김성민과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당시 마약 투약 혐의로 방송 출연 정지 상태로 우울증을 앓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개그우먼 정선희와 행복한 가정을 이뤘던 안재환은 사채에 못 이겨 우울증을 앓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연예계에 자살이 끊이지 않다 보니 관계자들도 방지에 나섰다. 한 연예계 기획사 관계자는 “체계가 잘 잡혀있는 대형 소속사 일수록 심리적 스트레스나 악플 등에 대한 대처 방식을 인지 시키고 교육시키고 있다”며 “연예인들의 경우 심리적 중압감이 크고 연예계에서도 우울증이 만연하다 보니 관리자 입장에서도 주의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관리를 잘 받지 못한 이전 세대 탤런트들의 경우, 이러한 체계적 교육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스트레스 조절을 더 못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JTBC 방송 화면 캡처]

‘베르테르 효과’ 우려… 일반인에게 미치는 영향은?= 대중들의 관심과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연예인들이 자살을 택하다 보니 일각에서는 ‘베르테르 효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베르테르 효과’란 유명인 또는 평소 존경하거나 선망 받던 인물이 자살할 경우, 그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 해 자살을 시도하는 현상을 말했다.

윤호경 부교수는 “사실 연예인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우울증을 겪는다거나 힘든 일을 안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연예인들이 힘들다는 이유로 자살을 택하는 걸 보고 ‘결국 힘들면 자살을 할 수 밖에 없구나’, ‘나도 힘드니까 저렇게 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해 이른바 ‘베르테르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택의 기로에 선 일반인들이 자살을 택할 수 있는 촉매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정미 교수는 “오히려 반면교사로 삼게 되는 기회가 돼야 한다”며 “자살이 연예인에게만 국한 된 게 아니라 극단적 선택 이전에 심리적 수련이나 치료 등으로 이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는 교훈을 깨우쳐야 한다”고 말했다.

특수 직업으로 볼 수 있는 연예인들에 대해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정미 교수는 “우리 나라에서 연예계 사업이 굉장히 크고 어린 시절부터 여기에 뛰어들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가 차원에서 제도를 만드는 게 아니더라도 연예계 관리자들 측에서 연예인들에 대해 스트레스 관리 교육이나 심리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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