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수도 런던도 “독립하자”…스코틀랜드 “EU에 남기 위해 즉각 협상 시작할 것”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51%의 영국인들이 스스로 지난 24일(현지시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이르는 ‘브렉시트’(Brexit)를 결정하자 48%의 영국인들은 분노하고 나섰다. 분노는 단순 항의시위로 끝나지 않고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주장하는 움직임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의 자치정부가 독립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급기야 영국의 수도인 런던 시민들마저 ‘런던 독립’을 선언하고 EU에 가입하자는 청원운동에 나섰다.

런던 시민 17만 여명은 26일 사디크 칸 현 런던시장이 런던의 영국 독립을 선언하고 EU 가입해야 한다는 청원운동에 서명했다. 청원사이트 ‘체인지’에는 26일 오후 기준 17만 1694명이 서명을 했다. 페이스북에는 “28일 트라팔가 광장에 모여 EU 잔류를 촉구하는 ‘런던 스테이’를 하자”는 글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사진=게티이미지]

‘런던 스테이’ 페이스북 페이지는 현재까지 5만 여명이 참가하고 8만 5000명이 ‘가능하면 참가하겠다’고 밝혔다.

브렉시트 결정으로 EU와 다른 길을 걷기 전부터 영국이 분열하고 있다.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총리인 니콜라 스터전은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EU에 남기 위해 EU 측과 즉각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렉시트가 결정된 24일에는 영국으로부터의 분리독립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영국 주간지 선데이포스트가 2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스코틀랜드의 독립을 지지하는 여론이 59%로 잔류(41%)를 크게 앞질렀다. 지난 2014년 주민투표 때만 해도 스코틀랜드 주민의 55%는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반대했다.

북아일랜드도 마찬가지다. 북아일랜드의 유권자 55.7%는 EU 잔류를 지지했다. 마틴 맥기네스 북아일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브렉시트가 결정되자마자 그는 “영국을 떠나 아일랜드와의 통일 여부를 결정할 주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95.9%의 유권자가 EU잔류를 지지한 지브롤터도 독립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필립 하몬드 영국 외무장관은 26일 영국이 공식적으로 EU를 탈퇴하면 지브롤터의 경제적인 이익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영국 ITV1채널의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브롤터에 예전만큼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국방은 보호할 수 있지만, EU를 탈퇴한 상황에서 경제적 이익을 약속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스페인은 현재 영국령 지브롤터의 지배권 반환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호세 마누엘 가르시아 마르갈로 외무장관은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으로 지브롤터에 스페인 국기가 휘날릴 날이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지브롤터는 이베리아 반도 남단에 있는 전략적 요충지로, 스페인은 18세기 초 에스파냐 계승전에 참전했던 영국에 이곳 주권을 양도했다. 지브롤터는 스페인들을 주요 관광객으로 두고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

온라인에서는 브렉시트 재투표를 촉구하는 움직임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후회(Regret)와 브렉시트(Brexit)를 합친 ‘리그렉시트(#Regrexit)’와 ‘우리가 무슨 일을 한 것인가(What we have done)’ 등의 해시태그가 끊임없이 올라왔다. 하원 웹사이트 청원 게시판에는 국민투표를 다시 하자는 청원에 300만 명 이상이 서명했다.

국민투표의 법적 구속력은 없다. 때문에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브렉시트 여부를 다시 의회 표결에 부칠 수 있다. 하지만 투표율 72.2%나 되는 국민투표 결과를 무시하는 것은 정치적인 자살행위다. 이미 결론난 안건을 재표결에 부칠 명분도 없다.

브렉시트 결정으로 영국은 정치적으로나 사회문화적으로나 크게 분열하고 있다. 1973년 영국의 EU 가입 이전 세대들 다수가 탈퇴를 선택한 반면 EU가입 이후 태어난 세대는 대부분 잔류를 선택하면서 세대 갈등이 격해졌다. 영국인 청년들은 “우리의 미래를 우리들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결정했다”며 탄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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