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도 보도 못한’비밀스런 스릴러 궁금하다면…

영화 ‘비밀은 없다’ 새로운 스토리텔링 눈길

23일 개봉한 ‘비밀은 없다’는 ‘중간지대’가 없는 영화다. 올해 개봉한 영화 가운데 최고로 ‘호불호’가 갈릴 영화라 해도 무방하다. 영화 결말에 대한 숱한 해석을 낳으며 설왕설래했던 ‘곡성’보다 더하다.

관객이 전혀 새로운 영화의 스토리텔링을 받아들일 마음이 열려 있다면 ‘호’, 매끄러운 이음새의 세련된 영화를 기대했다면 ‘불호’일 것이다.

국회 입성을 유력 후보 종찬(김주혁)과 연홍(손예진)은 누가 봐도 선망의 대상이 될만한 젊은 부부다. 그러나 이들의 선거 유세 첫날 중학생 딸 민진(신지훈)이 연락두절돼 사라진다. 보름 남은 선거를 포기할 수 없는 종찬은 경찰 신고부터 조심스럽다. 미지근한 남편의 대응에 화가 난 엄마는 혼자 딸을 찾아 나선다. 아이의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폭주하는 ‘모성’. 이 이야기가 ‘비밀은 없다’의 겉포장이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겉포장을 뜯고 보면 훨씬 복잡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정치인들의 비인간적인 모습, 지역감정, 중학생들의 교실, 교사의 비위 등등. 영화는 여러 가지 소재를 한꺼번에 흩뜨려 놓고, 마지막 15분 동안 한꺼번에 주워담는다. 영화는 나머지 85분 동안은 끊임없이 “이건 뭐지?” “이 사람은 왜 나오지?”라고 질문을 던지며 관객들을 퍼즐 맞추기로 몰아간다.

중학생 소녀들의 어딘가 어긋난 일탈은 아방가르드한 음악으로 대변된다. 이경미 감독이 스스로 밝혔듯 ‘무키무키만만수’라는 인디밴드를 모티브로 한 이 음악들은 영화에 ‘기괴함’을 더한다. 밴드에 열중하는 연홍의 딸 민진, 그를 연기한 신지훈은 SBS ‘K팝스타2’ 출신으로, 현재 활동하고 있는 가수다. 시사회 전까지 손예진과 김주혁을 제외한 배우들의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신지훈의 출연은 반갑게 느껴진다.

맥락없이 던져진 동성애 무드나 굿 장면 등은 뜬금없이 느껴지기도 한다. 군더더기 없는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과유불급 ‘이라는 생각이 드는 지점이다.

‘미쓰 홍당무’(2008)로 신선하게 데뷔한 이경미 감독의 8년 만의 신작이다. 박찬욱 감독 아래서 수년 동안 조연출로 기본기를 다진 이 감독의 영화라 그런지 ‘박찬욱의 향기’가 진하게 배어 있다.

실제로도 박찬욱 감독이 직접 각본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경미 감독은 시사회에서 “박찬욱 감독은 제가 끄적이는 모든 것들을 다 봐 주시는 분이다”라며 “시나리오 작업이 막혔을 때 박 감독님과 함께 시놉시스를 다시 쓰면서 지금의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세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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