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발 글로벌환율전쟁 점화…초저금리시대 쐐기 박은 브렉시트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저성장의 덫에 걸린 세계 경제가 ‘브렉시트’란 암초를 만나 혼란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시장 안정을 위한 비상 대응 체제에 들어갔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0년 유럽 재정위기를 방불케 하는 대규모 유동성 공급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현재 마이너스 수준인 금리를 더 낮출 수 있다는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최근 금리 정상화에 시동을 걸었던 미국마저 다시 인하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된다.

브렉시트가 ‘글로벌 통화전쟁’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금리 추가 인하 카드를 놓고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7일 한국은행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세계 중앙은행들은 브렉시트의 후폭풍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책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독일, 일본, 한국 등 주요 30개국 중앙은행 총재들은 25일(현지시간) 국제결제은행(BIS) 세계경제회의에서 브렉시트에 따른 영향을 점검하고 “시장기능의 작동 여부 및 안정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상호 긴밀한 협조를 계속하겠다”는 긴급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들은 브렉시트가 결정된 24일 긴급 공동성명을 통해 시장의 유동성 공급을 위한 수단을 쓸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을 밝혔다.

G7은 영국 정부의 요청이 있을 경우 파운드화를 공동 매입하는 방식으로 외환시장 개입에 나설 수도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브렉시트 진앙지인 영국의 마크 카니 영란은행(BOE) 총재는 시장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2500억파운드(약 393조1200억원)를 시중에 공급하고 파운드화 방어를 위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22일 개시된 2차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을 통해 제로금리 자금 공급에 나섰고 그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JP모간은 BOE가 8월 말까지 현재 0.5%인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추고 ECB도 마이너스 예금금리를 추가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할 것으로 관측했다.

일본도 유동성 지원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구로다 하로히코 일본은행(BOJ) 총재와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은 공동성명에서 “다른 중앙은행과의 통화스와프를 포함한 유동성 공급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BOJ가 마이너스 금리를 더 낮춰 경기부양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통화스와프 라인’을 재가동해 달러 공급을 지원할 계획이다.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영국과 EU를 비롯한 파트너들과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브렉시트를 계기로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고용지표 등이 계속해서 부진을 보이면 오히려 금리를 다시 내릴 수 있다는 전망까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처럼 브렉시트가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통화완화에 불을 붙이면서 한국은행은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가동하며 국내 금융ㆍ외환시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통화스와프 등 각국의 대응 방안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27일 오전 장병화 부총재 주재로 3차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었고, 오후에는 해외 출장에서 돌아온 이주열 총재가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했다.

시장 안팎에서는 한은이 브렉시트에 따른 경기 하방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런 기대가 시장에 반영되며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24일 사상 최저인 1.249%까지 떨어졌다.

정성춘 대외경제연구원 국제거시금융본부장은 “미국과 영국 간 거래가 많아 브렉시트가 미국 경제 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서 “미국이 금리인상을 뒤로 미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은으로서는 금리를 한 번이라도 더 인하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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