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그 후] “폴란드 기생충 필요없다”…인종차별ㆍ증오범죄 100건 넘어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이후 영국 내에서 인종차별 행위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지난 23일 국민투표 이후 100건 넘는 인종차별 행위, 증오범죄가 보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직후 영국에 거주하는 한 폴란드 가정의 우편함에는 “더이상 폴란드 기생충(vermin)은 필요없다”라고 적힌 카드가 발견됐다. 이같은 문구가 적힌 카드는 일부 초등학교 주변에도 뿌려졌다. 이 카드를 주운 11살 초등학생은 “정말 슬펐다”고 말했다.

런던 서부 해머스미스에 위치한 폴란드사회문화협회 건물 입구에서는 인종차별적 문구를 적은 낙서가 발견되기도 했다.

비톨드 소브코우 영국 주재 폴란드 대사는 영국 정치인들에게 “이같은 증오 범죄를 규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진=트위터 캡쳐]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도 영국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종차별적 행위들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런던 동부의 자치구인 해크니에서는 한 남자가 차에 타고 있는 다른 남자에게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소리를 지르는 동영상이 트위터에 올라왔다.

커스티 앨런이라는 이름의 이탈리아인은 지난 25일 누군가에게 “어디에 투표했느냐”고 물었다가 폭행을 당해 이가 빠졌다고 밝혔다.

폴란드에서 온 한 유학생 아가타 브레즈니악은 국민투표 결과가 나온지 몇 시간 뒤 한 여성으로부터 “폴란드 사람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아가트 브레즈니악은 이 여성으로부터 “‘내’ 나라에서 살고 싶으면 비자를 받아야 할 것”이라는 말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

런던 서부 글로스터의 한 슈퍼마켓에서는 26일 밤 한 백인이 “이제 잉글랜드다, 외국인들은 48시간 안에 꺼져버려라, 여기 외국인 있느냐”고 소리를 질러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버밍엄에서는 소년들 무리가 한 무슬림 소녀에게 “꺼져라, 우리는 브렉시트에 투표했다”고 윽박지르는 것을 봤다는 목격담이 전해졌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폴란드 출신 초등학생들이 영국에서 추방당할까봐 두려워서 울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방송사 채널4의 기자는 리포팅을 하기 위해 거리에 서있는 5분 동안 지나가던 사람 3명이 “그들을 돌려보내라”라고 소리지르는 것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같은 일들이 늘어나자 노동당 소속 제스 필립스 의원은 “의회에 제안해 국민투표 이전과 비교해 얼마나 많은 인종 차별 관련 사건이 발생했는지 집계하겠다”고 말했다.

배러니스 워시 전 보수당 대표는 “증오범죄에 대해 모니터링하는 사람들에 따르면 정말 충격적인 소식들이 전해지고 있다”며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4대째 영국에 살고 있는 이민자에게도 ‘우리는 브렉시트에 투표했으니 이제 당신들이 떠날 차례’라고 발언하는 등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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