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놓고 다시 ‘한미일-북중러’ 구도…브렉시트 겹쳐 세계패권 대혼돈 예고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한 한미일과 북중러 간 갈등이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 발사로 한국과 미국은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에 대해 확고한 주장을 이어나가고 있는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반복해서 수 차례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해 강력한 반대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이런 양상이 전개되는 가운데 사드가 한반도에 강행 배치될 경우, 한미일과 북중러 간 갈등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이와 함께 브렉시트로 중국과 러시아의 결속이 강화되면서 국제 정세는 구소련 붕괴 이후 최대의 혼돈 정국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지난 24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무수단(BM-25, 북한식 이름 화성-10호)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에 대해 “사드로 요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사드를 조속히 주한미군에 배치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북한 무수단 미사일 발사 장면

같은 날 군 미사일 전문가 역시 기자들과 만나 “사드로 무수단을 요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군 관계자는 한 장관과 군 미사일 전문가 의견을 보충하듯 “사드의 요격 미사일 비행속도는 마하 7~8 수준인데 사드가 적 미사일을 따라가 맞추는 게 아니라 적 미사일 반대편에서 발사돼 요격하는 특성상 적 미사일 속도가 최대 마하 14 정도까지일 때 요격할 수 있다”고 상세하게 설명했다.

이는 군 당국이 통상 첨단 무기의 제원이나 성능을 보안 등의 이유로 밝히지 않는 것과는 상당히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런 군의 모습을 놓고 군이 이번 북한 무수단 발사를 계기로 사드 도입 필요성을 더욱 강조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분석마저 나올 정도다.

군은 앞서 지난 2월 7일 북한이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급(ICBM) 장거리로켓을 발사한 당일 주한미군 사드 배치를 위한 한미간 협의를 처음으로 공식화한 바 있다.

미국 역시 한국과 함께 주한미군 사드 배치 필요성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부 장관은 지난 3~5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한미간 사드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가 우리 국방부가 부인하면서 회의 중 사드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회의 직후인 7일 미국 국방부 대변인이 정례브리핑에서 “사드의 한미 양국 협의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히며 한반도 사드 배치 의지를 재확인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당시 샹그릴라 대화에서 강력한 사드 반대 주장을 다시 한 번 강력하게 제기했고 지난 25일(현지시간) 열린 양국 정상회담에서 또다시 이런 입장을 재확인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을 국빈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과 만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하고 “중러는 중대한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한 협조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 사드를 주변 안전과 세계 핵전력 균형을 깨는 중대한 요소로 규정하고 있어 중러간의 이런 합의는 사드 한반도 배치에 대한 반대 입장으로 해석된다.

앞서 중러는 수 차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각종 국제회의에서 사드 반대 입장을 표명했고, 최근 샹그릴라 대화에서도 강력하게 반대했다.

군 고위 관계자는 이런 기류를 의식한 듯 “한미간 사드 논의가 언제 끝날 지는 밝힐 수 없다”며 “사드 논의에 중국, 러시아의 반대를 거론하는 건 군사적이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를 뒤집어보면 군 당국은 사드를 군사적으로 효용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조속한 도입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적 차원에서 외교적인 요소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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